부처별 장관 후보리스트 작성…청와대,내년 총선 대비용?

  • 입력 2003년 8월 10일 18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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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정부 부처별로 30명 안팎의 장관 후보리스트 작성 작업을 마친 것으로 밝혀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청와대는 ‘각료 데이터베이스(DB) 구축’ 차원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장관들의 내년 총선 차출에 대비한 다목적 포석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장관 후보 부처별로 30여명=장관 후보군 발굴작업은 3월부터 시작됐다. 정찬용(鄭燦龍) 대통령인사보좌관은 최근 “흙 속에 묻힌 ‘진주’ 발굴을 위해 삽으로 파는 일을 해왔다”면서 “이런 인재 발굴 작업은 일시적인 일이 아니며 5년 내내 이어질 것이다”고 말했다.

이런 작업 끝에 인사보좌관실은 부처별로 30명 안팎의 예비 장관 후보 리스트를 만들었고 일부 부처의 경우 50명에 가까운 인사파일을 만들어 별도 보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외비’ 문서로 분류된 이 파일은 인사보좌관실의 부처 담당자 외에는 비밀에 부쳐져 있다.

인사보좌관실 관계자는 “장관 후보 파일은 언제 장관 인사를 하더라도 대통령이 충분한 후보군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돕는 ‘인재은행’ 창구가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가정보원도 새 정부 출범 6개월을 계기로 업무역량과 리더십 등을 중심으로 장관 평가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남권 장관 차출설=인사보좌관실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청와대 안팎에서는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한 일부 장관 차출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여전히 인물난을 겪고 있는 영남 지역의 교두보 마련을 위해서는 영남권 출신 장관 차출이 불가피하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흘러나오고 있다. 부산 동아대 교수 출신인 허성관(許成寬) 해양수산부 장관과 대구 ‘권내과’ 아들인 권기홍(權奇洪) 노동부 장관의 부산 및 대구 출마 얘기가 나오는 것이나 김두관(金斗官) 행정자치부 장관과 박봉흠(朴奉欽) 기획예산처 장관의 남해 및 밀양 투입설이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진표(金振杓)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강금실(康錦實) 법무부 장관은 수도권 출마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장관들은 선거 두 달 전에 그만두면 되기 때문에 8월 개각이 없을 경우 연말이나 2월 개각에서 차출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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