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돼지저금통 모금액 오락가락

  • 입력 2003년 7월 15일 18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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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선 당시 민주당이 깨끗한 정치자금의 상징으로 홍보했던 ‘돼지저금통(일명 희망돼지) 모금’이 불투명한 회계처리 의혹에 휩싸여 대선자금 파문의 새로운 핵으로 떠올랐다.

3월 발간된 민주당 대선백서는 희망돼지 모금액이 총 7억5963만원(후원자 2만2042명)이라고 밝혔으나 이상수(李相洙) 사무총장이 14일 “최근 보고받은 희망돼지 총 모금액은 4억5000만원”이라고 말해 갑자기 모금액 중 ‘3억여원’이 실종된 것. 이는 평균 후원액수로 따지면 약 8700명이 낸 돼지저금통이 사라진 셈이다.

이 총장은 15일에도 “희망돼지는 전부 현찰인데 어떻게 3억원이나 비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 이유까지는 안 알아봐서 어디서 차질이 생겼는지 모르겠다”며 “어찌됐건 국민 성금으로 50억원이나 모았다는 게 중요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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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당내에선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10원짜리까지 털어 모은 ‘희망돼지’ 모금액 규모조차 오락가락한다면 국민이 민주당의 선거자금 회계처리 전체를 불신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비판이 적지 않다.

조순형(趙舜衡) 의원은 “당의 공식 기록인 대선백서와 당의 살림살이를 총괄하는 사무총장의 말이 어떻게 다를 수 있느냐”고 말했고, 전 사무총장인 유용태(劉容泰) 의원도 “이 총장이 신당에만 신경쓰다 보니, 계산이 엉터리로 된 것도 모르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임종석(任鍾晳) 의원은 “대선기간 중 희망돼지 모금은 증빙자료와 함께 매일 집계됐기 때문에 단 1원도 모금액을 속일 수 없다”며 “백서의 모금액(7억5963만원)이 정확한 내용이며, 이 총장이 잘못된 보고를 받았거나 착각한 것 같다”고 반박했다. 임 의원은 대선 때 국민참여운동본부 사무처장을 맡아 희망돼지 모금을 주도했었다.

임 의원은 또 “국민성금 총액도 백서에 나온 72억7813만원이 정확하다”고 말해 “온라인 및 계좌 후원금 80억원 중 국민성금은 50억원, 중소기업 후원금은 30억원”이라는 이 총장의 주장도 반박했다.

이날 민주당 홈페이지 등에도 “돼지저금통 모금액을 정확히 밝혀라” “돼지저금통으로 선거자금 세탁했느냐”고 비난하는 네티즌들의 글이 수십 건이나 올라왔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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