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대표경선 D-1]"막판 과열…뒷정리 더 큰 걱정"

입력 2003-06-22 18:49수정 2009-09-29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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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대표 경선 투표일이 24일로 다가온 가운데 선거운동이 과열되면서 벌써부터 후유증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선두권 주자들은 선거 막판에 접어들자 여론조사를 이용해 강압적인 ‘위원장 줄세우기’는 물론 ‘주요 당직 팔기’ 같은 방법까지 동원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에 따라 당 안팎에선 “내분 수습에 나설 새 대표가 적잖은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위원장 줄세우기=김덕룡(金德龍) 후보는 지난주 “특정 후보가 자신에 대한 지지도가 떨어지는 지구당위원장들에게 선거인단 전수조사 표를 제시하며 사실상 ‘협박’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측은 “그 후보가 전남과 서울의 일부 원외위원장에게 전화를 해 ‘왜 지지도가 이것밖에 안 나오냐. (지구당) 간담회라도 열어 다시 단속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이 후보는 다른 후보를 지지하는 경기지역의 한 원외위원장에게 전화해 “왜 나를 비방하고 다니느냐. 녹음해 놨는데 고발할 수도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후보는 자신을 반대하는 부산지역 한 위원장에게 “(내가 대표가 되면) 내년 총선 공천은 기대 안 하는 게 좋다”고 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각 주자들이 이처럼 공격적으로 줄세우기를 하고 있는 것은 응집도가 높은 조직표가 결국 대세를 가를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당직 입도선매(立稻先賣) 백태=각종 당직이나 공천, 전국구 등을 약속하며 위원장 세몰이에 주력해온 일부 주자들의 행태가 위험 수위를 넘었다는 비판이 많다.

“A후보가 될 경우 국회의장은 ○○○, 사무총장은 △△△으로 간다”, “B후보는 ○○○을 원내총무로 밀고 있다”는 식의 소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러다 보니 한 후보가 의원 3, 4명에게 똑같은 당직이나 지역구를 ‘약속’하는 웃지 못할 일도 벌어지고 있다. 한 당직자는 “어떤 후보는 자신을 밀어준 최고위원에게 특정 지역구를 약속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과도한 입도선매는 선거 후 지도부 개편 과정에서 당직을 약속 받았던 사람들 간의 대결과 반목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또 모든 후보들이 유세 과정에서 현실을 도외시한 채 호남지역 원외위원장들과 여성을 대상으로 일제히 전국구 공천 확대를 약속한 것도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흠투성이 선거인단 명부=정당 사상 초유의 ‘매머드 선거인단’(23만명)을 구성했다는 당의 홍보와 달리 후보들에게 배포된 선거인단 명부에 적잖은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당은 ‘진성당원’을 솎아내기 위해 수개월에 걸쳐 중앙당과 지구당에서 검증작업을 했다고 밝혔으나 선거인 중 사망했거나 이사한 사람이 많이 발견돼 정확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한 후보 캠프에 따르면 선거인단에 포함된 서울 강북구 지모씨(90×-26××)는 이미 사망했고, 한 선거인에게 전화를 해보니 “그 사람은 외국인이다”는 답변을 들었다는 것.

다른 후보 관계자는 “직접 전화해 보니 사망한 사람이 가장 많았고 심지어 민주당원인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런 문제는 선거인단 채우기에 애를 먹었던 호남지역에서 특히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정 후보측은 “선거인명부에 문제가 있음이 확인된 만큼, 전당대회 후 정식으로 문제삼을 것인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해 경선 후 선거무효 논란이 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원내총무-정책위장 경선 열기도 '후끈'▼

한나라당의 당 대표 경선이 임박한 가운데 30일 실시되는 원내총무와 정책위의장 경선 열기도 뜨거워지고 있다.

원내총무와 정책위의장 경선은 26일 전당대회에서 누가 당 대표가 되느냐와 밀접한 ‘함수관계’에 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당헌 당규 상 총무와 정책위의장은 새 대표를 견제하는 당직으로 돼있지만 23만명이라는 매머드 선거인단의 손에 의해 뽑힌 새 대표가 원내총무 등의 선출 과정에도 영향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현재 원내총무 경선에는 국회부의장을 지낸 5선의 홍사덕(洪思德) 의원과 3선인 박주천(朴柱千), 재선인 안택수(安澤秀) 김문수(金文洙) 임인배(林仁培) 의원 등이 출사표를 던졌다.

홍 의원은 ‘관록있는’ 정치인이라는 점을, 박 의원은 원만한 조정력을 각각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대변인을 지낸 안 의원은 강력한 대여투쟁의 선봉장을, 대통령 주변 친인척 문제를 이슈화시킨 김 의원은 ‘선명성’을 무기로 삼고 있다. 임 의원은 ‘젊은 총무론’으로 표밭을 다지고 있다.

정책위의장에는 3선의 이강두(李康斗) 전용원(田瑢源) 의원과 함께 재선의 홍준표(洪準杓) 주진우(朱鎭旴) 의원, 초선인 김만제(金滿堤) 김용균(金容鈞) 의원 등이 경합중이다.

이미 정책위의장을 지낸 이강두 의원과 경제부총리 출신인 김만제 의원은 ‘경제통’이라는 점을, 전 의원은 ‘통합 정책 조정자’ 역할을 각각 부각시키고 있다. 율사 출신인 홍 의원은 ‘젊은 정책론’을, 기업가 출신인 주 의원은 실물경제에 밝다는 점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원내총무와 정책위의장은 30일 오전 의원총회와 오후 의원-지구당위원장 연석회의에서 각각 선출한다.

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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