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들 발언내용에 청와대측 격앙

  • 입력 2003년 3월 9일 16시 49분


코멘트
청와대 관계자들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평검사들과의 대화가 끝난 뒤 토론중에 노 대통령에 대한 인신공격적 발언이 나온데 대해서는 강한 불만을 보였으나 전체 내용에 대해서는 '얻을 것은 다 얻었다'고 자평했다.

한 핵심 관계자는 "이번 검찰 인사에서 대거 교체될 예정인 검찰 지휘부에 문제가 많다는 점에 관해 노 대통령과 평검사들 사이에 전혀 이견이 없었다"며 공감대의 확보를 가장 큰 성과로 꼽았다. 지휘부 교체를 밀어붙일 명분확보의 계기가 됐다는 얘기다.

또 검찰 내부의 문제가 무엇이며, 노 대통령의 생각이 무엇인지가 국민 앞에 분명하게 드러난 것도 적지않은 성과라고 관계자들은 평가했다.

그렇지만 토론에 나선 일부 검사들이 노 대통령의 형 건평(健平)씨의 문제와 지난해 대선후보 경선과정에서 노 대통령이 부산 동부지청에 '민원성 전화'를 걸었던 사실 등을 거론한 데 대해 청와대 참모들은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호철(李鎬喆) 민정1비서관은 "대한민국 검찰의 수준이 이 정도냐. 국민들이 TV를 보고 무슨 생각을 할지 모르겠다. 평검사와의 대화여서 뭔가 말이 통할 줄 알았지만 검찰 수뇌부와 다를 게 하나도 없지 않느냐. 정말 실망했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박범계(朴範界) 민정2비서관도 "평검사들이 어떻게 이런 식으로 대통령을 공격하느냐. 검사라는 사람들이 건평씨의 인사개입설을 마치 사실인 양 말하고, 대선 때 부산지검에 청탁한 것도 마치 사실인 양 적시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문재인(文在寅) 민정수석비서관은 "아슬아슬하고 조마조마했다"며 입을 다물어버렸고, 송경희(宋敬熙) 대변인은 "쇼킹했다. 기본적으로 대통령에 대한 예의가 갖춰지지 않았다. 대선 때 마치 상대 정당 사람들이 공격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참모들은 "해당 부처 장관이 엄연히 있는 데 대통령이 모든 사안마다 직접 나서 설명하고, 심지어 이해당사자들과 충돌하는 모습을 보이는 방식은 갈등을 오히려 증폭시킬 가능성이 있다"며 이런 직접대화 방식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