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없었으면 대통령 됐겠는가”…盧대통령 KBS리셉션서

  • 입력 2003년 3월 4일 23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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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오른쪽)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신관에서 열린 한국방송 76주년·공사 30주년 기념 리셉션에서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권한대행(왼쪽)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박영대기자 sannae@donga.com
노무현 대통령(오른쪽)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신관에서 열린 한국방송 76주년·공사 30주년 기념 리셉션에서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권한대행(왼쪽)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박영대기자 sannae@donga.com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4일 오후 6시 KBS 신관 공개홀 로비에서 열린 ‘KBS 공사창립 30주년’ 기념 리셉션에서 “앞으로 방송사에 전화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으며, 방송사가 정권의 눈치를 살피는 일도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날 축사에서 “혹시 아직도 누가 방송사에 전화할지도 모르지만 언론 자유는 ‘온실 안에서 피는 꽃’이 아닌 만큼, 언론사 스스로 압력이나 간섭을 이겨야 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한때는 ‘TV를 부숴 버리고 싶은 충동’을 느낄 때도 있었으나, 지금은 지난날 방송에 대한 원망도 다 잊었으며, 열심히 일하는 방송인들을 존경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방송이 없었으면 저도 대통령이 될 수 있었겠는가”라며 “방송에 대해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대통령이 되고 난 뒤에도 우리 사회를 이끌어 가는 것이 대통령인가, 언론인가를 생각해 왔다”며 “언론이 없으면 누구의 얘기도 사회적인 영향력을 가질 수 없는 만큼 그동안 언론이 가자고 하는 방향으로 사회가 변해왔고, 언론이 제시하는 방향으로 사회가 가는 것이 옳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우리 국민은 라디오와 TV 같은 ‘요술상자’를 통해 꿈과 식견을 키워 왔다”며 “앞으로도 방송이 가자고 하는 대로 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닌데도 자꾸만 다른 방향으로 볼 때 답답한 마음이 든다”며 “전문성을 더 높임으로써 불만을 사지 않는 방송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승훈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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