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통합21' 창당 발기인대회]정몽준의 앞날

  • 입력 2002년 10월 16일 19시 18분


정몽준 의원(왼쪽에서 세번째) 부부가 '국민통합 21' 창당 발기인대회장으로 들어서며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어보이고 있다. 정 의원 오른쪽이 이날 발기위원장으로 선출된 유창순 전 국무총리. - 박경모기자
정몽준 의원(왼쪽에서 세번째) 부부가 '국민통합 21' 창당 발기인대회장으로 들어서며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어보이고 있다. 정 의원 오른쪽이 이날 발기위원장으로 선출된 유창순 전 국무총리. - 박경모기자
정몽준 의원은 16일 ‘국민통합 21’ 창당발기인대회를 마침으로써 본격적인 정치력의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정 의원측은 그동안 조직기반 구축을 위한 현역의원 영입에 연연해하지 않는 듯한 태도를 보여오며 이는 ‘깨끗한 이미지와 지지율 유지를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설명해 왔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지지율에 안주해 현실을 모른다”며 정치력이 없다고 지적하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정 의원측이 영입 1순위로 꼽아온 한국미래연합 박근혜(朴槿惠) 대표가 차가운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이나 원로급 인사들이 신당대표와 선대위원장을 맡아 달라는 요청을 고사한 것이 단적인 예로 꼽힌다.

민주당 쪽에서는 지난달 17일 정 의원의 출마선언식 때 참석 문제를 문의해온 일부 민주당 의원에게 정 의원측이 고자세를 보여 ‘금배지 없는 출마선언’ 행사가 됐다는 얘기가 무성하다. 김영배(金令培) 고문은 행사 당일 정 의원의 한 측근으로부터 “참석해 달라”는 일방적인 전화를 받고 ‘정치를 이런 식으로 하면 되느냐’고 화까지 냈다는 후문이다.

민국당 김윤환(金潤煥) 대표도 신당추진위에 참여했던 측근 윤원중(尹源重) 전 의원이 ‘민국당과의 합당’ 발언으로 전격 축출되자 불편한 심기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도 이 같은 안팎의 지적을 의식한 듯, 이날 민주당 김근태(金槿泰) 상임고문의 후원회에 참석한 데 이어 조만간 단독회동도 검토하고 있다. 이인제(李仁濟) 고문과의 회동도 추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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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의원은 또 최근 정호용(鄭鎬溶) 전 의원을 통해 TK(대구·경북) 출신인 김용태(金瑢泰) 이정무(李廷武) 최운지(崔雲芝) 전 의원과 만났다. 앞으로 이기택(李基澤) 문정수(文正秀) 김광일(金光一) 한이헌(韓利憲) 전 의원 등 PK(부산·경남)출신 정치인들의 영입에도 나선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정 의원이 섣부른 ‘포용정책’에 나설 경우 지지율의 버팀목인 깨끗한 이미지가 손상을 입을 것이라는 인식이 워낙 강하기 때문에 이런 적극적 행보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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