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통합신당 밑그림 마련

  • 입력 2002년 8월 28일 18시 57분


민주당 신당추진위원회(위원장 김영배·金令培)는 28일 통합신당의 청사진을 발표했다. 이는 99년 새천년민주당을 창당했던 방식의 재판(再版)이다. 이렇게 보면 그동안 우여곡절을 겪어온 ‘민주당 발(發) 신당창당논의’는 원점으로 되돌아온 셈이다.

민주당이 내놓은 신당시나리오의 골격은 △학계 경제계 여성계 등 각계 인사 △대선후보군과 각 정당 △추진본체에 해당하는 민주당 등 3개 그룹의 대표가 참석하는 신당준비위를 민주당 밖에 구성한 뒤 참여 정당들이 추후 이 신당과 합당하는 형태로 통합신당을 만든다는 것이다.

이날 추진위 박병석(朴炳錫) 대변인은 통합신당은 ‘국민통합’ ‘반부패’ ‘중도개혁’ ‘서민 중산층 대변’ ‘미래지향’ 등 5개 좌표를 추구할 것이며 제왕적 권력구조 개선을 위한 개헌 공약을 적극 검토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추진위는 조만간 대선후보군을 비롯한 외부인사 접촉에 전방위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문제는 이 같은 민주당측의 통합신당 창당 시나리오가 현재로선 일방적 ‘희망사항’에 가깝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무소속 정몽준(鄭夢準) 의원과 한국미래연합 박근혜(朴槿惠) 대표 등 주요 대선후보군의 통합신당 참여 여부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아무튼 민주당의 통합신당 추진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인지의 여부는 향후 2∼3주가량이 고비가 될 전망이다. 유력 대선후보군의 참여가 어려울 경우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 중심의 ‘신장개업식’ 재창당으로 갈 수밖에 없는데 이 경우 비주류측은 거세게 반발할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반노(反盧) 진영의 속내도 간단치만은 않다. 이인제(李仁濟)계의 한 의원은 “자민련 등과 제3신당을 결성한 뒤 정몽준 신당과 결합하거나 아예 정몽준 신당에 참여하자는 의견, 민주당에 남아 장차 정몽준 신당과의 당 대 당 합당 가능성을 준비하자는 의견 등 아직 비주류 입장이 통일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김상현(金相賢) 의원은 “신당 대통령후보 선출방식에 대한 구체적인 안을 만들어 정몽준 의원과 담판을 지어야 한다”고 계속 주장하고 있다.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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