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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8월 14일 18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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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회의는 선언문 ‘모국어의 미래를 위한 참회’를 통해, “우리 문학인들은 제 아비를 고발하는 심정으로 일제 강점기의 친일문학 작품목록을 공개하고 민족과 모국어 앞에 머리 숙여 사죄한다. 이를 새로운 역사단계에 들어서기 위한 최소한의 자기 출발점으로 삼고자 하며, 이러한 작업이 사회 전체의 여러 부문으로 확대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는 민족문제연구소 실천문학과의 공동 작업을 통해 선정한 42명의 친일문인 명단도 발표됐다. 명단 심의과정에 참여한 임헌영(중앙대 교수) 민족문제연구소 부소장은 “중일전쟁(1937)이후 발표된 글을 대상으로 식민주의와 파시즘 옹호 여부를 기준으로 삼았으며, 납·월북 문학인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발표된 친일문인은 김동환 김상용 김안서 김종한 김해강 노천명 모윤숙 서정주 이찬 임학수 주요한 최남선(이상 시 분야), 김동인 김소운 박영호 박태원 송영 유진오 유치진 이광수 이무영 이서구 이석훈 장혁주 정비석 정인택 조용만 채만식 최정희 함대훈 함세덕(이상 소설·수필·희곡 분야), 곽종원 김기진 김문집 김용제 박영희 백철 이헌구 정인섭 조연현 최재서 홍효민(이상 평론 분야) 등이다.
조문기 민족문제연구소 이사장은 “더 이상 친일파 청산작업을 하지 않겠다는 광복회의 선언은 굴복이자 항복이다. 이에 반해 현 시대의 작가들이 선대 작가들의 죄를 사죄하겠다는 것은 어려운 결단”이라고 강조했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