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단체 "노후보 광주 오지말라"

  • 입력 2002년 5월 31일 16시 54분


광주 지역 시민단체들을 망라한 '광주전남시민사회연대회의'는 31일 '노풍은 광주 전남에 오지 말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노무현(盧武鉉) 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이번 지방선거 기간에 광주 전남 지역을 방문해 민주당 후보를 지원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 성명은 "노 후보의 방문은 광주 전남 시도민의 자주적 선택권을 방해하는 것"이라며 "노풍은 이 지역 민주당 의원들이 만들어 낸 것이 아니라 온갖 비리에 진저리가 난 지역민의 희망을 담아 일궈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광주 전남 개혁연대'도 이날 별도의 성명을 통해 "민주당은 광주시장 선거를 지키려다 더 큰 대선까지 망치는 우를 범하지 말기를 바란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움직임은 최근 박광태(朴光泰·광주 북갑) 전 의원을 광주시장 후보로 내세우면서 형성된 '반(反) 민주당' 여론에 당혹감을 느낀 민주당측이 위기 돌파용으로 마련한 '노무현 카드' 전략이 알려진 데 따른 것.

한 시민단체 간부는 "부패정치와 지역분할구도 타파를 갈망하는 광주 시민의 쾌거로 이루어 낸 '노풍'이 호남권 부패 정치인 지원에 나선다는 것은 역사를 거꾸로 돌리는 것"이라며 "노 후보는 광주에서 달걀세례를 받는 우를 범하지 말 것을 충고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측은 이날 "노 후보가 6월 9일경 광주를 방문해 민주당 후보들에 대한 지원 유세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광주=김 권기자>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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