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후보 타이거풀스 고문변호사 지내

  • 입력 2002년 5월 13일 18시 16분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후보가 체육복표 사업권을 따낸 타이거풀스 인터내셔널(TPI)의 고문변호사를 지내면서 이 회사 송재빈(宋在斌·구속) 대표를 세 차례 만난 것으로 밝혀졌다.

노 후보 측의 유종필(柳鍾珌) 공보특보는 13일 “노 후보가 13대 국회의원이었을 때 비서관을 지낸 성모씨가 99년 TPI 임원으로 들어가면서 노 후보의 의정활동에 재정적 도움을 주겠다는 취지로 고문변호사직을 제의했으며 당시 TPI에 문제의 소지가 없다고 생각해 이를 수락했다”고 밝혔다.

그는 “고문변호사 계약 때 노 후보가 송씨를 처음 만났고 이후 두 차례 만난 사실이 있으나 청탁 등은 일절 없었고 고문료로 받은 돈에 대한 세금도 냈다”며 “노 후보는 해양수산부장관에 임명되면서 TPI를 포함해 20여개의 기업체 고문변호사직을 모두 사임했다”고 덧붙였다.

유 특보는 이와 함께 “연초에 노 후보가 어떤 자리에 갔다가 우연히 미래도시환경 대표 최규선(崔圭善)씨와 만나 인사를 나눈 적도 있다. 최씨가 자신을 미국통이라고 소개하면서 노 후보를 돕고 싶다는 뜻을 밝혔으나 노 후보는 ‘노 생큐’라며 거절했다”고 전했다.

99년 11월부터 최근까지 TPI 이사로 재직한 성씨는 “당시 노 후보가 보좌진에 월급을 제대로 주지 못하는 걸 보고 비서진을 통해 고문변호사직을 제의했고 선임료는 매달 100만원씩 지급했다”며 “노 후보는 회사 운영과는 무관하며 회사를 위해 어떤 활동도 한 게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노 후보가 TPI의 고문변호사를 했던 99년 5월부터 2000년 7월까지는 송 대표가 체육복표 사업권을 따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던 시기이다”며 “노 후보와 송 대표 사이에 이와 관련된 논의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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