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동안 모습감춘 설훈

  • 입력 2002년 4월 22일 23시 04분


민주당 설훈(薛勳) 의원은 22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았다.

그는 이날 아침 일부 언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문제의 테이프를 가지고 있는 증인과 21일 낮에 만나기로 약속을 했는데 나오지 않았다. 미치겠다”고 말했다.

설 의원은 이날 오전에 1회, 오후에 2회 사무실로 전화를 걸어 한나라당 이재오(李在五) 총무와 윤여준(尹汝雋) 의원 등이 그의 사무실을 항의 방문한 내용을 보고받고는 “왜 나한테 사직서까지 들고 와서 난리냐. 그 사람들 참 웃긴다”는 반응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설 의원은 오후 3시경에는 민주당 대변인실로 전화를 걸어 “문제의 테이프가 있는 것은 확실하고, 그 공개를 위해 증인을 설득하고 있다”고 거듭 말했다. 그러나 끝내 모습은 나타내지 않았다.

이런 설 의원의 행보는 19일 처음 폭로할 때 “관련 제보를 받고 며칠 동안 확인작업까지 거쳤다”며 자신감을 보였던 것에 비교하면 사뭇 대조적이다.

이날 그의 사무실에는 100여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내용은 “야당의 비리 의혹을 끝까지 밝혀달라”는 격려성보다는 “국민을 상대로 장난치느냐. 빨리 테이프를 공개하라”는 비난성 전화가 2배 가량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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