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일부중진 ＂고건시장 재출마＂ 삼고초려

민주당 중진 의원들이 “올 지방선거에 재출마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고건(高建·사진) 서울시장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삼고초려(三顧草廬)에 나섰다.

정균환(鄭均桓) 김명섭(金明燮) 의원 등은 8일 고 시장을 만나 “(경선이 아닌) ‘합의 추대’ 절차를 밟을 테니 다시 생각해 달라”며 서울시장 재출마를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지역의 일부 지구당 위원장들도 최근 몇차례 모임을 갖고 “고 시장이 나와야만 서울시장 선거에서 필승할 수 있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고 시장 추대’ 작업을 벌이기로 했다. 그러나 고 시장은 아직까지도 이를 고사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당초 김민석(金民錫) 의원을 ‘러닝메이트’ 격의 서울시장 후보로 생각했던 이인제(李仁濟) 상임고문 측도 최근 ‘고건 카드’ 쪽으로 선회하고 있고, 이 고문이 직접 고 시장을 만나는 문제도 검토 중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당내에서 서울시장 후보 경선 출마를 선언했거나 이를 준비 중인 주자 3명은 이 같은 분위기에 내심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이상수(李相洙) 원내총무는 “고 시장을 합의 추대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것을 잘 안다. 그러나 국민참여경선제의 취지를 살려 당내 경선을 해야 한다”며 ‘일전불사’ 의지를 밝혔다.

또 김원길(金元吉) 의원은 “고 시장이 재출마를 한다면 누구보다 내가 앞장서 합의 추대 모양새를 갖출 것”이라고 하면서도 “그런데 절대 안 나온다고 하더라”며 고 시장의 불출마를 전제로 경선 준비에 착수했다.

김민석 의원은 “고 시장을 한번 더 만나 의중을 확인할 것”이라고만 말했다.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