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DJ공세 재개]"총재사퇴 정계개편 의도 아닌가"

  • 입력 2001년 11월 18일 18시 39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민주당 총재직 사퇴 이후 일단 관망하는 자세를 보여오던 한나라당이 다시 강공에 나섰다.

16일 검찰총장의 국회 예결위 출석을 강하게 요구하며 새해 예산안 심사를 중단시킨 것이 태도 변화의 시발점. 이어 18일에는 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이 내년 봄 정계개편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김 대통령에 대한 비난을 재개했다.

권 대변인은 기자간담회에서 "(김 대통령이) 마치 대결단을 내린 것처럼 민주당 총재직을 사퇴하고 난 뒤엔 어떠한 후속조치도 취하지 않는 등 진실한 자세가 보이지 않는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또 "이런 식이라면 민주당 총재직 사퇴가 결국 10·25 재보선 패배 이후 당내 쇄신파의 공격을 피하려는 술수가 아니었는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총재직 사퇴에는 뭔가 복선이 깔려있을 수 있다"며 "내년 봄 비(非) DJ-반(反) 이회창(李會昌) 응 지향하는 신당 창당과 같은 김 대통령 특유의 헤쳐모여 식 정계개편을 추진할지도 모른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그 근거로 "내년부터는 할 말을 하겠다"고 한 민주당 권노갑(權魯甲) 전 최고위원의 16일 일본 도쿄 발언을 들었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공세는 전면적이라기 보다는 제한적인 느낌이다. 무엇보다 이회창 총재가 직접 강공의 전면에 나서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이 총재는 "세무조사 남용을 막기 위한 취지로 마련한 국세기본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정상적인 세무조사를 제약하는 일은 없도록 잘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재의 한 측근은 "어떤 방향을 정해놓고 대여(對與) 공세를 재개한 것은 아니다"며 "이 총재는 정국이 더 이상 불안정해지는 것을 원치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민주당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현직 대통령이 이렇게 일찍 집권여당의 총재직을 사퇴하고 국정을 초당적으로 운영하는것 자체가 전례없는 국정쇄신의 시작"이라며 "구체적인 조치는 사안에 따라 적절한 시기가 있는 만큼 책임있는 공당이라면 기다릴 줄도 알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김정훈기자>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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