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시장 인수의혹 공방 2라운드]"野 관련자 사법처리"

  • 입력 2001년 10월 19일 18시 37분


한나라당 주진우(朱鎭旴) 의원의 노량진수산시장 인수 시도를 둘러싼 여야 간의 공방이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19일 검찰이 국회 농림해양수산위 소속 일부 한나라당 의원들에 대한 소환 방침을 밝힌 가운데 민주당 윤철상(尹鐵相) 의원이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관련자들에 대한 사법처리를 촉구하고 나서자 한나라당 의원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주 의원은 노량진수산시장을 헐값에 인수하기 위해 의원 직위를 이용했고, 이에 한나라당과 일부 동료의원까지 조직적으로 개입했다. 공정위 및 검찰은 철저히 진상을 조사하고 수사해 법대로 처리해야 한다.

수산시장 부지 용도를 변경해 주상복합건물을 신축, 분양할 경우 엄청난 지가상승으로 2500억∼3000억원의 수익이 예상된다. 주 의원은 한나라당 집권시 용도 변경을 염두에 두고 내년 대선을 위한 사전 정치헌금을 이회창(李會昌) 총재에게 약속했다는 의혹이 있다. 주 의원이 실질적 오너인 P금고에서 이 총재의 대선자금 및 공천헌금을 관리해왔다는 의혹이 파다하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최근 권력형 비리가 잇따라 터져나오자 당황한 여당이 이를 덮기 위해 검찰과 짜고 국회 안팎에서 동시에 맞불 놓기를 시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주 의원측〓터무니없는 음해다. 민주당 진상조사특위의 보고서에도 수협과 농협, 농수산물유통공사 관계자들이 모두 ‘한나라당으로부터 외압이 없었다’고 답변한 것으로 돼 있는데 민주당이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

주 의원은 10년 전 P금고를 동생에게 넘겨준 뒤 본인이나 법인 모두 돈 한푼 거래한 적이 없다. 검찰이든, 경찰이든 누구라도 당장 조사해도 좋다. 하지만 무책임하고 악의적인 모함 때문에 P금고에 인출 사태가 벌어지면 그것은 누가 책임질 것이냐.

▽소환대상 의원〓검찰이 출두를 요구키로 한 한나라당 의원 3명은 한결같이 “국면 전환을 위한 물타기용”이라며 “출두에 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박재욱(朴在旭) 의원은 “당시 민주당 의원들도 대부분 국감에서 같은 문제를 지적했고 국감 일정은 여야가 합의해 조정했는데 이제 와서 민주당이 이를 악의적으로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상배(李相培) 의원은 “부실덩어리인 수협이 다시 1500억원을 빚내 수산시장을 인수하겠다는 것을 말린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고, 허태열(許泰烈) 의원은 “국회 속기록을 보면 모든 의혹이 다 해소되는데 검찰에 출두해 조사 받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선대인기자>eod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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