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회담 내용 관심]김정일-푸틴 무슨 밀담 나눴나

  • 입력 2001년 8월 9일 18시 23분


다시 평양으로
다시 평양으로
러시아를 방문중인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이 8일 모스크바를 떠나기 직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가진 2차 정상회담에서 무슨 얘기를 나눴는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날 회담이 북한측의 강력한 희망에 따라 전격적으로 이뤄진 데다 두 정상이 배석자도 없이 만났고 회담 이후 양측이 그 내용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러시아 관영 이타르타스 통신은 김 위원장이 모스크바를 떠난 뒤 뒤늦게 “두 정상이 ‘짧은 만남’을 가졌다”고 2차 회담 사실 자체만 간단히 확인했다. 회담 내용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귀국에 앞서 푸틴 대통령에게 의례적인 작별 인사를 한 것에 지나지 않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으나 두 정상이 1차 회담에서 다루지 못했던 미진한 부분들을 다시 논의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북한은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으로 10여년 동안 소원했던 북-러 관계를 회복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는 성과를 거뒀으나 당초 기대했던 실질적인 협력 부분에서는 구체적인 성과가 없어 실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과 러시아는 모스크바공동선언을 통해 주한미군 철수와 북한 미사일 문제, 철도협력 문제 등 한반도를 둘러싼 주요 현안에 대해 공통된 인식을 확인하고 공조 의지를 대외에 과시했다. 하지만 군사와 경제분야 등 양국간의 실질적인 협력 문제에 대해서는 아무런 성과도 얻지 못했다.

한 외교소식통은 공동선언에서 군사분야의 협력이 언급됐으나 1차 정상회담에서 러시아제 무기 판매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없었다고 전했다. 일리야 클레바노프 러시아 부총리도 8일 “김 위원장의 방러 기간에 군사 기술 에너지 협력에 대한 어떤 구체적인 계약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철도연결 사업에 대해서도 양측은 협력 의사만 확인했을 뿐 북한철도 현대화 계획 등 구체적인 사업 방안에 대해 아무런 결정도 하지 못했다.

이 같은 정황으로 미뤄볼 때 2차 정상회담은 ‘실제로 받은 것이 별로 없다’는 북한측의 불만과 초조감 때문에 이뤄졌을 것이란 분석이 유력하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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