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10조 X프로젝트 문제없나]"TMD 관련없나" 주변국 촉각

  • 입력 2001년 4월 10일 18시 48분


《보수강경 성향의 조지 W 부시 미국 공화당 행정부가 국가미사일방어(NMD)체제 구축 강행을 천명하면서 중국과 러시아가 이에 크게 반발하는 등 동북아정세가 긴장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그 여파는 한국도 예외일 수가 없어 한―러 및 한미 정상회담에서 NMD에 대한 입장을 놓고 외교적으로 곤욕을 치렀다.

국방부가 ‘X프로젝트’로 추진하고 있는 차기유도무기(SAMX)사업과 차세대구축함(KDX3)사업은 엄밀히 따지면 NMD와 함께 탄도미사일방어(BMD)체제를 구성하는 전역미사일방어(TMD)체제와 동일한 무기체계를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TMD체제 중 지상과 해상 하층방어를 구성하는 PAC3와 이지스함을 갖추겠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

그런 만큼 이 사업을 보는 주변국들의 입장이 미묘하다.

또 사실상 미국산 단일장비로 추진되고 있어 가격문제와 추진방식 등을 놓고 논란이 많은 실정이다.

▼글 싣는 순서▼

<상> 벌써 '로비 잡음'
<중> 美 거센 압력
<하> "TMD 관련없나" 주변국 촉각

▽TMD 불참은 대외용?〓일본은 98년 북한의 대포동 미사일 시험발사를 계기로 TMD 해상방어체계 공동연구개발에 참여를 선언했고 대만도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TMD체제 연구개발 사업에 참여할 돈도, 기술력도 없으며, 종심이 짧은 한반도 전장환경에도 맞지 않다”는 이유로 불참의사를 밝혔다.

한국이 추진중인 SAMX와 KDX3사업은 TMD의 일부 무기체계만을 갖추는 데 불과하며 이 체계에 대한 참여를 전제로 이들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동북아 전략구도의 변화에 따라 미국이 한미동맹을 앞세워 한국에 TMD 참여를 종용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특히 미국의 NMD계획에 따르면 2015년까지 완료할 지상배치레이더(GBR) 설치 장소에 한국이 포함돼 있어 이 문제는 언제든 다시 불거질 수 있다.

▽PAC3는 너무 비싸서…〓SAMX사업은 노후한 나이키 미사일을 교체해 장거리 고고도 방공망을 구축하려는 사업이다. 당초 SAMX사업에는 러시아의 S300이 후보기종으로 참여했으나 지난해 8월 사업참여를 포기하면서 미 레이시온사의 PAC3만이 단일후보로 올라 있다.

그러나 레이시온사가 최초 제시 가격보다 50%나 높은 가격조건을 내놓아 국방부는 현지 시험평가를 보류하고 사업을 재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 일각에서는 북한의 최대 위협은 전방의 장사정포인데 값비싼 미사일 요격체제가 당장 필요한가 하는 반론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내년부터 당장 도태에 들어갈 나이키 미사일의 대체무기가 갖춰지지 않는다면 방공망에 큰 구멍이 뚫리는 셈이어서 진퇴양난의 처지다.

▽공개경쟁이냐, 수의계약이냐〓KDX3사업으로 확보하려는 ‘꿈의 구축함’ 이지스함은 해군이 추진중인 전략기동함대를 구성할 주력함정이다. 선체는 국내 기술로 건조하지만 총 비용의 70% 가량을 차지하는 레이더와 요격미사일 등 전투체계는 외국에서 들여와야 한다.

미국과 일본이 이미 이지스함을 보유하고 있고 스페인은 건조중이다. 그러나 일본과 스페인 모두 미국의 이지스체계를 그대로 들여왔다.

특히 TMD의 해상 고고도방어(NTWD) 능력을 갖춘 것은 미 록히드마틴사의 이지스체계가 유일하다는 게 국방부의 설명. 영국과 네덜란드의 레이더는 출력이 낮아 원거리 고속비행 탄도미사일 방어에 취약하다.

록히드마틴사는 최근 미국과 일본으로부터 각각 2대의 이지스체계를 주문받은 터여서 한국이 추가로 주문하면 같은 조건으로 판매하겠다는 제의를 해왔다.

이에 국방부는 한때 사실상의 수의계약인 미국의 해외군사판매(FMS) 방식을 검토했으나 논란이 일자 공개경쟁 방식으로 바꿨다.

하지만 결국은 미제로 귀착되리라는 것이 일반적 시각이다.

<이철희기자>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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