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수회담 무슨 얘기 오갈까]약속한 거라 마주앉는다마는…

입력 2001-01-03 18:56수정 2009-09-21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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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 꿔주기’사태로 난항을 겪던 여야 영수회담이 우여곡절 끝에 4일 열리게 돼 정초 여야 대치 정국에 일단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그러나 정국을 바라보는 양측의 시각차가 워낙 커 한 차례 회담으로 화해 분위기가 조성될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한나라당 전략〓이회창(李會昌)총재가 하고 싶은 말은 한마디로 ‘작금의 정치혼란과 경제위기는 대통령과 정부 여당의 잘못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이총재는 당초 이를 효과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구체적인 오류 등을 조목조목 지적할 방침이었지만 3일 회의에서 이를 바꿨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이날 경제위기의 원인으로 ‘야당의 발목잡기’를 꼽아 자칫 정책토론식으로 회담을 진행하면 문제제기의 의미가 희석돼 득(得) 보다 실(失)이 많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

이에 따라 이총재는 우선 민심 이반의 실태와 정부 여당의 각종 비리, 정책실패에 대한 책임의식의 결여 등을 성토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김대통령의 현실인식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압박해 정국운영 전반에 대한 김대통령의 사과 등을 받아내겠다는 전략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열린 원내외 지구당위원장 회의에서도 이같은 주장이 잇따랐다.

한나라당 부설 여의도연구소의 유승민(劉承旼)소장은 “경제위기의 원인이 정부 여당에 있다는 것은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국민들이 잘 알 것”이라며 “가급적 회담 의제를 단순화해 여권의 책임을 추궁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대통령주요 예상의제이회창총재
구조조정 미진 등 정부 잘못과 야당의 발목잡기경제난 원인대통령의 잘못된 현실 인식과 정부 여당의 정책 실패 및 각종 비리
바람직하지는 않으나, 불가피한 선택이었다‘의원 꿔주기’민주주의 원칙을 파괴한 행위이므로 원상회복해야 한다
정계개편 논의에 대해 전혀 아는 바 없다정계 개편정계개편을 추진하면 국민적 저항을 받을 것이다
위법 등 특별한 하자 없는데 교체 요구는 정치공세 권력기관 수뇌부 교체 국가정보원 검찰 경찰 수뇌부 교체해야 한다
영남편중을 시정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이 크다지역편중인사특정지역 편중인사 시정하고 전문가 등용해야 한다

▽청와대 대응〓청와대측은 가능한 한 의제의 폭을 넓히고 회담 분위기도 원만하고 부드럽게 함으로써 국정운영에 여야가 공동보조를 취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데 주력할 생각이다. 청와대의 한 고위 관계자가 “올해는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한 한해라는 게 대통령의 인식”이라면서 “회담에서 대통령은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경제 재도약을 이루기 위해서는 정치안정과 국민 대화합, 여야의 초당적 협력이 절실하다는 점을 강조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의원 꿔주기’에 대해서도 ‘바람직하지는 않으나 오죽하면 그랬겠느냐’는 식으로 이해를 구할 것으로 보인다.

남궁진(南宮鎭)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3인의 당적 이동은 여권이 (의석 부족으로)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의 긴급 피난과 같은 것”이라며 “이총재도 역지사지(易地思之)할 수 있는 분이니까 이해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윤승모·송인수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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