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자 첫상봉 의미]납북자-軍포로 ‘해법’ 기대

  • 입력 2000년 12월 3일 19시 26분


납북자가족 상봉이 2차 이산가족 교환방문을 통해 처음 실현됨으로써 납북자와 국군포로 문제 해법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됐다.

북측은 동진27호 갑판장 강희근씨(27)에 대한 북측기자의 질문을 통해 ‘납북이 아니라 의거입북’임을 다시 한번 강조하는 등 납북자를 인정하지 않았던 종전 태도를 바꾸지 않았다.

그럼에도 정부는 이번 납북자가족 상봉에 대해 ‘국군포로와 납북자 문제를 광의의 이산가족 개념에 포함시켜 해결하겠다’던 정부 정책이 나름의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하고 있다.

정부는 그동안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남북특사접촉과 장관급회담, 적십자회담 등 기회가 있을 때마다 북측에 비공개적으로 이를 제기해왔고, 2차 이산가족 방문후보자 200명 명단을 교환하면서 3명의 납북자가족을 포함시켰다.

결국 북측도 ‘조용히’ 이 문제를 해결하자는 남측 요청에 납북자가족 1명의 생사확인과 상봉으로 ‘화답’해 주었다는 게 정부측 설명이다.

정부 관계자는 “비전향장기수 송환과 같은 차원에서 납북자와 국군포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며 “그러나 남북의 입장이 다른 상태에서 이 문제를 논리적으로 푼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납북자 가족모임 대표 최우영씨는 “납북자와 국군포로 문제를 떳떳하게 북에 요구해야 한다”며 “이산가족 상봉행사에 한두명 끼워넣는 식으로 납북자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은 근본적인 문제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통일부는 이번 납북자 상봉문제와 관련해 언론에 비보도 요청을 했다. 북측이 납북자가족의 생사를 확인했지만 ‘진의’를 알 수 없고, 언론이 납북자문제를 대대적으로 보도할 경우 제한적이나마 납북자 가족의 상봉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러나 북측이 2일 오전 방송을 통해 납북자 가족 김삼례씨의 방북을 보도함으로써 이 사실이 공개됐다.

<하태원기자>scoo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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