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EM참석 정상들 면모]브루나이국왕 정상중 최고부자

  • 입력 2000년 10월 17일 18시 45분


"큰 짐을 덜었다.”

서울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 참석하는 26명의 정상 중 유일한 여성인 타르야 카리나 할로넨 핀란드 대통령(57)이 남편과 함께 오지 않는 것으로 최종 확정되자 ASEM 준비기획단 관계자가 털어놓은 말이다.

기획단측은 창덕궁 관람, 의상발표회 참석 등 정상 부인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따로 준비했는데 할로넨대통령의 연하 남편인 펜티 아라야르비가 방한할 경우 마땅한 대책이 없어 고민중이었기 때문.

ASEM은 일반인?都?딱딱하고 재미없는 국제회의지만, 참가국 정상의 면면을 보면 흥미를 끄는 대목이 많다.

브루나이의 하사날 볼키아 국왕(54)은 참가국 정상 중 유일한 '국왕’이자 32년의 최장수 재임기간을 자랑한다. 석유재벌로 '전세계 국왕 중 가장 부자’인 그는 총리 재무장관 국방장관을 모두 겸직하고 있다.

17일 방한한 주룽지(朱鎔基·72)총리는 제2차 런던 ASEM에서의 인기를 서울에서도 이어갈지 관심거리. 당시 취임 한달도 채 안됐던 주총리는 중국 개혁프로그램에 대한 비전과 유머감각으로 단번에 '국제스타’로 떠올랐다. 서방언론이 "중국 오성홍기(五星紅旗)의 다섯개 별과 함께 또 하나의 별(주총리)이 런던 하늘을 수놓았다”고 표현했을 정도.

로마노 브로디 유럽연합(EU)집행위원장(58)은 유럽의 특징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인물. 그는 런던 ASEM에는 이탈리아 총리로 참석했으나 서울 ASEM에는 EU대표로 나선 것. EU집행위의 연간예산은 약 1000억달러(약 110조원)로 한국과 비슷한 수준이어서 어지간한 정상이 부럽지 않다.

압두라만 와히드 인도네시아 대통령(60)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제자’로 통한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발전’을 국정목표로 삼고있는 그는 김대통령을 만날 때마다 "당신은 나의 선생님”이라고 강조하기 때문.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68)은ASEM관계자들이 한국의 전통문화를 선보이겠다며 단단히 '벼르고’ 있는 정상. 그는 '일본통’을 넘어 '일본광’으로 불릴 정도로 일본문화에 심취해 수십차례나 방일했다. 정부 관계자는 "방한기간중 한국문화의 우수성을 직접 보고 느끼면 그의 생각이 달라질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번 회의까지 세차례의 ASEM회의에 모두 '개근’하는 정상은 볼키아 브루나이국왕, 시라크 프랑스대통령, 고촉통(吳作棟·59)싱가포르 총리, 장 클로드 융커 룩셈부르크 총리(46), 빔 코크 네덜란드 총리(62), 안토니오 구테레스 포르투갈 총리(51) 등 6명.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