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총재, 徐대표의 대화요청에 "격이 다르다"

  • 입력 2000년 10월 1일 18시 51분


민주당 서영훈(徐英勳)대표는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를 자신의 대화파트너로 생각하고 있으나 이총재는 그걸 영 못마땅해한다.

이처럼 서로 생각하는 ‘격’의 차이도 여야간 대화에 하나의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

서대표는 1일 오전 ‘KBS 일요진단’ 프로그램에 출연, “대통령이 ‘당에서 맡아서, 대표가 책임있고 소신있게 하라’고 해서 이총재를 파티장 등에서 만나 ‘따로 만나자’며 ‘(나를) 불러달라’고 했는데 안불러줬다”며 서운해했다. 그는 “아마도 (이총재는) 대통령만 상대하려는 것 같다”고 불편한 심기를 피력했다. 그는 또 “나는 총재의 권한을 위임받았으므로 한나라당은 나를 상대해야 한다”며 “당리당략을 초월해 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총재의 반응은 냉랭하다. 이총재는 자신이 1주일 전 출연한 ‘KBS 일요진단’ 프로그램에 민주당 서대표가 나온다는 소식을 듣고 SBS 대담 프로그램(1일 오전) 출연까지 취소해버렸다.

한나라당측은 “이총재의 KBS 출연은 얼마 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방송3사 대담에 대한 반론권 차원에서 이뤄진 것인데 여기에 서대표를 출연토록 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대표는 이총재의 파트너가 아니다는 의사를 분명히 한 셈이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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