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紙 "김영남 탑승 美항공사에 알렸다"

  • 입력 2000년 9월 8일 18시 33분


김영남(金永南)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미국 방문에 앞서 독일 정부가 아메리칸항공측에 협조를 당부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김위원장의 탑승 사실을 미리 알지 못했다는 아메리칸항공의 주장과는 전면 배치되는 것.

독일의 일간지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너지는 7일 아메리칸항공이 독일 외무부로부터 김영남 위원장의 지위와 그의 중요성을 미리 통보받았다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이런 통보에도 불구하고 아메리칸항공이 무례하게 김위원장에 대한 몸수색을 강행, 김위원장이 미국 방문을 취소하는 사태로 비화하자 사전 통보받은 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북한이 과거 외교관 특권을 이용해 밀수를 했다고 해서 미 항공사가 보안검색을 이유로 북한 국가원수에게 양복을 벗도록 한 것은 외교상의 결례라고 지적했다.

독일 외무부 대변인은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너지의 보도를 확인하면서 “독일정부는 북한과 외교관계는 없지만 김위원장에 대해 VIP 대우를 했으며 당연히 미항공사측에 항공기 이용상 편의를 주선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최근 미국이 북한과 수교협상을 벌이는 등 유화적인 관계를 취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 항공사가 저지른 이번 사건이 미국의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백경학기자>stern10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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