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급회담 7개항 발표]남북 '軍신뢰 구축' 계속 협의

  • 입력 2000년 9월 1일 18시 33분


남북은 1일 긴장을 완화하고 평화를 보장하기 위해 노력키로 하고, 빠른 시일 내에 군사당국자회담을 갖도록 협의한다는 데 합의, 군사직통전화 등 군사대화채널을 확보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또 연내 이산가족 방문단을 2차례 더 교환하기로 하고 이달 초 적십자회담에서 이를 포함해 서신교환 추진문제를 협의키로 하는 등 이산가족문제 해결의 발판을 다졌다.

제2차 남북장관급회담의 박재규(朴在圭)남측수석대표와 전금진(全今鎭)북측단장은 3박4일간의 회담을 마친 뒤 평양 고려호텔에서 이 같은 내용의 7개항의 공동보도문을 발표했다.

북한은 이와 별도로 경제전문가를 포함한 15명 규모의 경제시찰단을 빠른 시일 내에 서울로 파견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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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측은 또 경제협력을 확대 발전시키기 위해 투자보장 이중과세방지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키로 하고, 이를 위한 전문가 실무접촉을 9월 중 갖기로 했으며, 남측은 북측이 자연재해로 어려움을 겪는 실정을 감안해 북측에 식량을 차관으로 제공하는 문제를 검토해 추진키로 했다.

이와 함께 경의선 복원 및 문산∼개성간 새 도로 건설문제를 협의할 실무협상을 9월 중 열어 착공식 문제 등을 협의키로 했다. 임진강 수해방지 사업도 조속한 시일 내에 공동 추진키로 합의했다.

남북은 9월 중순부터 10월초까지 각 100명 규모의 백두산 한라산 교차관광을 실시하며, 3차 장관급회담은 9월27∼30일 한라산에서 개최하되 대표단 규모는 각각 편리한대로 하기로 했다.

남북은 이번 회담에서 군사당국자회담과 대북식량제공 등 몇몇 사안을 놓고 이틀 동안 팽팽히 맞섰다. 그러나 박수석대표가 31일 회담장인 인민문화궁전에서 김용순(金容淳)아태평화위원장을 만나 입장을 조율한 데 이어, 1일 함경북도 동해안 지역을 시찰중인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을 면담해 합의를 이끌어냈다. 박수석대표는 이 자리에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친서를 김위원장에게 전달했으며, 김위원장도 김대통령에게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위원장과 박수석대표는 이 자리에서 ‘6·15’공동선언의 이행을 다짐하고, 6월 남북관계 진전상황에 대해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은 당초 이날 오후 7시반경 공동보도문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박수석대표가 김위원장을 만나 보도문안의 상당부분을 남측 주장대로 합의하고 돌아온 데 대해 북측이 마지막 버티기를 시도해 밤 10시 가까이 돼서야 발표가 이뤄졌다. 이에 따라 남측 대표단은 이날 밤 12시경 서울로 돌아왔다.

<김영식기자·평양〓공동취재단>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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