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全大]'黨얼굴' 재신임받은 서영훈대표

  • 입력 2000년 8월 30일 18시 48분


민주당 서영훈(徐英勳)대표에게는 그동안 ‘관리형 대표’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자기 목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한다는 얘기였다. 시민운동가 출신에다 팔순의 정치초년병으로서 정치판 생리에 익숙지 않아 실언으로 여겨질 발언도 많았다. 국회법 개정안 날치기, 윤철상(尹鐵相)의원 발언 파문 등 대형사건이 터질 때마다 대국민 사과에 나서 ‘사과 전담 대표’라는 말도 나왔다.

그렇다고 서대표가 ‘얼굴’에만 그쳤던 것은 아니다. 한때 동교동 구주류와의 갈등설 등이 나돌자 “당의 중심은 대표인 나”라며 적극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대표직에 유임된 그에게 거는 기대는 크다. “강력한 여당이 돼야 한다”는 게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주문이고 서대표도 “이제 내 목소리를 내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전당대회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실세, 실세 하는데 실세가 따로 있느냐”고 되물었다.

정치 입문 전 서대표는 신사회공동선운동연합 상임대표 등 공식 직함이 30여개나 될 정도로 왕성한 사회활동을 했다. 46년 단신 월남한 그는 ‘사상계’ 편집기자로 언론에 투신했고 노태우(盧泰愚)정부 시절 KBS사장도 지냈다. 올초 대표 취임 때는 승용차가 없어 당에서 차를 구입해 줄 정도로 생활이 청빈하다.

<이철희기자>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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