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보도 불만 북측 방문단 한때 철수입장밝혀

  • 입력 2000년 8월 18일 23시 29분


북측 이산가족방문단이 16일 모 TV방송 특집뉴스에 출연한 전문가 발언내용을 문제삼아 ‘일정을 중단하고 철수하겠다’는 등 강경 입장을 보이다가 해당 방송사의 해명서를 전달받고서야 예정된 일정을 진행한 것으로 18일 알려졌다.

북측은 16일 오후 삼원가든에서 갖기로 한 남북가족 동석 만찬을 앞두고 한 방송사의 특집뉴스 프로그램에 출연한 모 대학교수의 “북측이 이번에 이산가족 문제에 적극 나선 것은 경제난 해소를 위해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인식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한 내용을 문제삼았다.

방송 직후 북측은 “인도주의적 정신을 훼손하는 발언으로, 사과하지 않으면 철수하겠다”고 반발했다는 것.

북측 부단장인 최승철 북적중앙위 상무위원은 이를 평양에도 보고해 훈령을 받은 뒤 16일 예정됐던 삼원가든 만찬장에도 가지 않겠다고 버텼다.

정부측은 경위를 파악한 뒤 “이 전문가가 별다른 악의 없이 이산상봉을 지속해나가야 한다는 취지의 개인 견해를 밝힌 것”이라고 북측을 설득했다.

북측은 17일 오전 일정 협의를 위한 연락관 접촉에도 나타나지 않는 등 강경 자세를 누그러뜨리지 않았다.

결국 북측은 17일 ‘이산가족 상봉의 원만한 진행을 위해서 피차의 입장을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는 점을 인정한다’, ‘오래 전에 기획된 프로그램이고, 일부러 북한을 자극하기 위해 만든 것이 아니다’라는 내용의 방송사 해명서를 전달받고서야 예정된 일정에 들어갔다.

<김영식기자>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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