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말 말 말]"네가 울면 내가 집에 못가"

  • 입력 2000년 8월 18일 18시 42분


남과 북의 이산가족들은 18일 3박 4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각각 귀환하면서 상봉의 기쁨과 이별의 아픔이 엇갈린 감회를 가족들과 주고받았다.

▽가는 시간이 너무 원망스럽다(북측 방문단 이종필씨의 동생 종국씨, 어머니 조원호씨가 아들 종필씨의 이름을 부르자).

▽우리 사랑하는 아들, 이제 가면 언제나 볼까(북측 방문단 조주경씨의 어머니 신재순씨, 김포공항으로 떠나는 조씨의 손을 잡은 채).

▽절대 울면 안돼요. 자네가 울면 내가 집에 못 가요(북측 방문단 김영호씨, 남측 동생 현호씨가 울음을 그치지 않자).

▽동생을 못 만나게 해 북에 눌러앉으려다 주위의 설득으로 참고 왔다(남측 방문단 이종백씨, 바로 밑의 동생 종윤씨가 아파 만나지 못해 안타깝다며).

▽통일될 때까지 내가 살 수 있겠는가(북측 방문단 박양선씨의 어머니 신영자씨, 이번 만남이 마지막일 것이라며).

▽아버님, 손 아프시니 이제 그만 내려놓으세요(북측 방문단 유열씨의 딸 인자씨, 아버지가 김포공항으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계속 손을 흔들자).

▽부모님 모시고 건강하게 내 몫까지 다해 주기 바란다(북측 방문단 김규설씨, 남측 동생과의 전화통화에서).

▽어머니, 제 생각 마시고 오래오래 건강하세요(북측 방문단 임재혁씨, 휠체어에 탄 어머니에게 큰절을 올리며).

▽통일이 되면 맨 먼저 달려오갔시요(북측 방문단 김치효씨, 환송 나온 가족들을 향해 큰소리로).

▽오늘의 이별은 이별이 아닙니다. 북과 남이 힘을 합쳐 기어이 통일의 날을 앞당겨 영원히 이별이 없도록 합시다(북측 방문단 시인 오영재씨).

▽시차는 없지만 시각차는 있다(대한적십자사 봉두완부총재, 북측 방문단 유미영단장이 ‘북남 시차는 없느냐’는 물음에).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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