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소속 레미콘운송노동조합의 휴업이 지난 8일부터 닷새째 이어지면서 건설 현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건설업계는 물론 노동계에서 피해 확산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한건설협회는 12일 ‘수도권 레미콘 운송거부 사태 관련 긴급 업계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협회에 따르면 집단휴업으로 인해 이날 오후 5시 기준 25개 대형 건설사 공사 현장 117곳에서 레미콘 공급이 중단됐다. 협회 측은 이에 따라 약 16만㎥ 규모의 콘크리트 타설이 지연되면서 공사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건설협회는 “이미 대부분 현장에서 공정 차질이 발생하고 있으며, 휴업 사태가 다음 주까지 이어질 경우 일부 사업장은 전면 셧다운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집단휴업 여파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와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 주요 반도체 공장 건설현장에서도 레미콘 타설이 중단된 상황이다. 사태가 장기화할 때 반도체 생산라인 구축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현장에서 콘크리트 타설 외 다른 공정을 먼저 수행하는 형태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어 당장은 큰 무리가 없지만 사태가 장기화한다면 피해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집단휴업이 장기화하면서 한국노총 소속 화학노동조합연맹(화노련)도 피해를 호소하는 성명을 냈다. 화노련은 레미콘 업체에 고용된 일반 노동자들이 소속된 노동조합으로, 현재 휴업중인 레미콘운송노조와 함께 한국노총 산하에 있다. 화노련은 이날 성명에서 “실제 파업이 시작되고 장기화되며 레미콘 생산 노동자들에게까지 피해가 확산하고 확대되고 있다”며 “노동자의 권리 향상을 위한 투쟁은 존중받아 마땅하지만, 다른 노동자의 생존 기반인 기업의 숨통을 끊고 동료 노동자들을 희생양으로 삼는 투쟁 방식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업계에 따르면 레미콘 노조와 사측인 제조사들은 국토교통부 중재로 이날 오후 2시부터 교섭을 재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사는 당초 수도권 운송단가를 기존 회당 7만5730원에서 7만9930원으로 4200원(5.5%) 올리는 합의안을 도출했지만 조합원들의 반대로 타결이 무산됐다. 이에 노조는 더 높은 인상액을 제시하고 나선 반면 제조사 측은 기존안을 고수하고 있어 타협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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