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상봉]이별후 상실감 이렇게 이겨라

  • 입력 2000년 8월 17일 18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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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다시 이별. 혈육을 만난 남북이산가족들은 평생의 한은 풀었지만 그 만남이 이어지지 못하는 데서 오는 정신적 고통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정신과 전문의들은 천신만고 끝에 원하는 것을 얻고 난 뒤의 허탈감 우울 불안감 의욕저하 등에 빠지는 ‘성공 노이로제’를 이들 상봉가족들도 겪을 수 있다고 말한다. 상봉이전의 현실로 다시 돌아가지 못하는 ‘적응장애’를 겪을 우려도 있다.

원치 않은 헤어짐에서 오는 상실감은 사람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특히 내성적이고 집착하는 성격은 더 큰 충격을 받는 경향이 있다. 이에 대한 처방은 개인마다 다른데 식욕부진 불면증 의욕상실 우울증 등이 심하고 오래간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현명하다. 다음은 이별 후의 고통을 이겨내기 위한 10가지 방법.

①다른 이산가족에 비해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지나간 50년의 세월을 보상받겠다며 울분을 터뜨리는 것은 정신건강에 좋지 않다.

②헤어진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마음에 담아두지 말고 가족이나 친구에게 표현한다.

③만남의 의미를 되새기고 메모 일기 등으로 정리하는 시간을 갖는다.

④이산가족과 함께 찍은 사진이나 교환한 선물 등을 보면서 ‘북쪽 가족도 북한에서 잘살 것’이라는 믿음을 갖는다.

⑤상봉한 이산가족끼리 모임을 만들어 감정을 나누고 아직 상봉하지 못한 이산가족을 도와준다.

⑥지병이 있을 경우 병원검진을 받고 악화되지 않도록 주의한다.

⑦술이나 담배에 의존하는 것은 고통을 악화시키므로 피한다.

⑧낮에는 움직이고 밤에는 일정한 시간에 취침하는 등 정상적 생활리듬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

⑨“또 만날 수 있다” “한번 만난 것도 얼마나 기쁜 일이냐”는 등 이웃의 따뜻한 위로도 당사자에게는 큰 힘이 된다.

⑩정신적 후유증을 최소화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정부가 재상봉은 물론 서신 전화 등을 지속적으로 연락할 수 있도록 제도화하는 것이다.

(도움말〓서울대의대 신경정신과 정도언 유인균교수, 연세대의대 정신과 고경봉교수)

<서영아·이호갑기자>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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