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당 상임위장 선출 연기]자민련 "감투 더 내놔라" 몽니

  • 입력 2000년 6월 9일 23시 50분


국회는 9일 본회의를 열어 상임위원장을 선출하고 16대 국회 원구성을 매듭지을 예정이었으나 자민련의 ‘몽니’로 진통 끝에 상임위원장 선출을 13일로 연기했다.

○…자민련은 이날 오전 민주당이 ‘자민련 몫’ 상임위원장 자리에 대한 협의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상임위원장 내정자를 발표하자 발끈. 자민련측은 곧바로 농림해양수산위원장 외에 당초 요구했던 환경노동위원장 자리를 요구하며 본회의 보이콧을 무기로 ‘발목잡기’를 시작.

그러나 민주당측은 “이미 내정자를 발표한 상황에서 번복할 수 없다”며 난색을 표명. 민주당측에선 “자민련의 요구는 ‘몽니’를 넘어선 ‘생떼’ 수준”이라는 불만의 소리가 터져 나왔다.

결국 이만섭(李萬燮)국회의장이 남북정상회담 결의안 등만 우선 처리하자는 중재안을 내놓자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어쩔 수 없이 이를 수용. 이 와중에서 자민련의원들은 “여론이 뭐라든 우리도 17석의 위력을 보여줄 필요가 있지 않느냐”고 의기양양해 하는 모습.

○…한편 각 당이 발표한 상임위원장 후보 인선은 개개인의 전문성보다 논공행상 또는 지역 안배에 따른 ‘감투 나눠주기’ 성격이 짙어 뒷말이 무성.

민주당의 경우 대한약사회장 출신으로 줄곧 보건복지위에서 활동해온 김명섭(金明燮)의원이 정보위원장으로 내정되자 본인조차 “생각지도 못했다”며 의아하다는 반응. 또 행정자치위원장으로 내정된 이용삼(李龍三)의원도 그동안 건설교통위 전문가를 자처했던 인물.

한나라당에선 총무 경선 출마 의사를 피력했다 철회한 박명환(朴明煥) 박주천(朴柱千) 이규택(李揆澤)의원 등이 상임위원장에 내정되자 “경선 포기 대가로 자리 하나씩 챙긴 모양”이라는 뒷공론이 무성.

<송인수·이철희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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