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총재 "남북회담 만남이상의 성과있어야"

  • 입력 2000년 6월 9일 19시 29분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9일 부산 코모도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초당적 협력을 다짐하면서도 “정부가 장밋빛 전망만을 고조시켜서는 안된다”고 일침을 놓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초당적 협력을 약속했는데 한나라당에서도 정당대표를 파견하나.

“이번 회담은 정상들 간에 담론이 오가는 자리다. 정당대표가 우르르 따라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자칫 국가수반인 대통령을 ‘정당대표’로 격하시켜 북한이 이를 악용할 우려가 있다.”

―정상회담의 긍정적 부정적인 면을 함께 꼽는다면….

“이를 통해 평화정착과 평화통일의 길을 열 수 있다. 그러나 정체성을 훼손하는 양보는 곤란하다. 이 같은 ‘원칙을 지킨 회담’이 이뤄진다면 남북문제를 풀어 가는 중요한 전기가 될 것이다.”

―정치 입문을 전후해 통일관에 변화가 있나.

“그렇지 않다. 흔히 우리 당의 대북 정책을 현정부의 햇볕정책과 대비시켜 수구적 보수적으로 보는 잘못된 견해가 있다. 우리도 포용정책을 지지한다. 하지만 무조건 주는 게 아니라 상대방으로부터 변화를 이끌어내려고 한다는 점에서 다른 것이다. 과거 서독도 동독에 지원할 경우 구금한 사람을 몇 명 풀어주게 하거나, 초소 몇 개를 폐쇄토록 하는 등 받는 게 있었다. 이번 정상회담도 만남 이상의 실질적인 성과가 있어야 한다.”

―대북 경협도 추후 국회 동의과정에서 문제를 삼을 것인가.

“그동안 현대를 통해 북한에 현금이 많이 들어갔는데 쓰임새에 대해 의혹이 많다. 헌법정신에 따라 중대한 재정부담을 요하는 사안에 대해선 국회동의를 거쳐야 한다. 동의 절차 이전에라도 그런 문제들을 철저히 심의할 것이다.”

<부산〓공종식기자>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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