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국회의장후보 경선 '李心' 논란

  • 입력 2000년 6월 2일 19시 04분


2일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는 이회창(李會昌)총재와 가까운 서청원(徐淸源) 홍사덕(洪思德)의원이 각각 당의 국회의장 및 부의장 후보로 선출돼 ‘이심(李心)’논란이 분분했다.

○…5선에 57세인 서의원이 6선에 62세인 박관용(朴寬用)의원을 무려 18표 차로 누르자 의원들은 “서의원이 예상 밖으로 ‘세대 혁명’의 길을 열었다”며 축하.

서의원도 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이제 빈사 상태에 빠진 국회가 제 기능을 찾을 때가 됐다. 권력으로부터 독립된 입법부 기능과 권위를 되찾는 데 애쓰겠다”고 다짐.

그는 또 민주당과 자민련의 의장 후보인 이만섭(李萬燮)의원이 당내 경선을 거치지 않고 추대된 사실을 지적하며 “21세기의 16대 국회상과는 맞지 않는다. 국회의장이 더 이상 논공행상에 따라 명예퇴직의 자리로 이용되는 풍토는 과감히 청산해야 한다”고 선제 공격.

○…서의원은 영남권 의원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은 박의원을 쉽게 물리친 이유로 의원 개개인과의 맨투맨 접촉을 들었다. “그동안 초 재선의원 등 80여명을 개별적으로 만나 국회 개혁 청사진을 제시하며 설득했더니 많은 분들이 공감을 표했다”는 것. 반면 박의원은 일부 수도권 의원들에게는 전화조차 걸지 않는 등 소극적이었다는 후문.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총재를 중심으로 한 주류측에서 간접적으로 서의원을 지원했기에 당선됐다는 말들이 무성. 특히 의총 당일 아침 이총재의 측근 의원들이 수도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서의원 지지를 독려했다는 전언.

○…부의장 경선에서 홍사덕의원이 후보로 당선되자 “이총재 측근들이 당을 완전 장악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분분.

서정화(徐廷和) 김종하(金鍾河) 정재문(鄭在文)의원 등 다른 후보들이 출마 선언을 한 다음 뒤늦게 홍의원이 출마 선언을 한데다 이총재측에서 눈에 띌 정도로 홍의원을 챙겨주었기 때문. 한편 의총에는 이날 ‘4·13’총선 재검표가 실시된 충북 청원의 신경식(辛卿植)의원과 인접 선거구인 청주-흥덕의 윤경식(尹景湜)의원을 제외한 131명 전원이 참석했고 부의장 후보 등록을 했던 김동욱(金東旭)의원은 후보를 사퇴.

<공종식·선대인기자>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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