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총리 사퇴/정치권 반응]민주-자민련 "안타깝다"

  • 입력 2000년 5월 19일 19시 48분


여야는 19일 박태준(朴泰俊)총리의 사퇴로 인한 후임 총리 인선, 민주당과 자민련의 공조복원 가능성 등을 놓고 촉각을 곤두세웠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박총리의 사퇴에 아쉬움을 표시하면서도 그의 퇴진이 자민련과의 공조복원에 미칠 영향에 대해선 생각들이 엇갈렸다. 한쪽에서는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다”고 기대감을 표시했으나 다른 쪽에선 “완전히 물 건너간 것 같다”고 우려.

이에 앞서 한광옥(韓光玉)비서실장 등 청와대 비서진은 아침 일찍 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게 악화된 사태의 동향을 보고했으며 이어 박총리는 오전 9시20분경 청와대로 김대통령을 찾아가 사의를 표명하고 15분간 독대.

이 자리에서 김대통령은 “박총리께서 외환위기극복과 경제개혁추진, 정국운영 등 국정 전반에 걸쳐 중요한 역할을 하셨다”고 위로.

○…민주당 당직자들도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원기(金元基)고문과 김옥두(金玉斗)사무총장은 “남북정상회담 등 큰일을 앞두고 사퇴하게 돼 가슴 아프다”고 언급.

공조복원에 대한 기대표시도 많았다. 한 핵심 당직자는 “후임 총리 인선을 논의하다보면 김대통령과 김종필(金鍾泌)자민련명예총재의 회동을 포함한 양당공조가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

그러나 일각에선 “자민련에서 후임 총리를 천거할 것인지도 불투명하거니와, 그것이 바람직한지도 의문”이라고 다른 분석도.

자민련 김학원(金學元)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현정권의 한 축으로서 외환위기 극복을 위해 심혈을 기울였고, 총리 취임 후에는 개혁에 앞장서는 등 국정수행에 남다른 의욕을 보여줬다”고 평가.

○…한나라당은 박총리의 사퇴에 대해 “당연한 귀결”이라고 평가하면서 후임 총리와 여권의 향후 정국운영 전략에 촉각.

한나라당은 특히 후임총리 인선과정에서 김대통령과 김종필명예총재간의 공조 복원이 시도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후임 총리는 정략적 차원에서 임명돼서는 안되며 인사청문회와 국회 동의과정에서 여야가 공감할 수 있는 인물이 제청돼야 한다”(권철현·權哲賢대변인)고 미리 경계.

<최영묵·김차수·윤승모기자>ym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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