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DJ 3男 美 호화주택 거주 여부' 공방

  • 입력 2000년 2월 10일 19시 53분


한나라당이 10일 제기한 김대중(金大中)대통령 친인척 비리 의혹의 핵심은 미국에 유학 중인 막내아들 홍걸(弘傑)씨가 호화주택에 거주하고 있으며 이 집주인인 재미교포 사업가 조모씨와 대통령 일가간에 커넥션 의혹이 있다는 내용이다.

8일 국회 본회의 5분발언을 통해 조씨 관련 의혹을 처음 제기한 이신범(李信範)의원은 10일에도 보도자료를 통해 또다시 ‘홍걸-조씨 커넥션’ 의혹을 문제삼았다. 자료 수집을 위해 지난달 20일 미국을 다녀왔다는 이의원은 “등기부 열람 결과 홍걸씨가 살고 있는 호화주택은 조씨가 97년 5월 220만달러에 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조씨가 구입해 거액을 들여 수리, 현재 시가는 350만달러(약40억원)가 넘는다”고 주장했다.

이의원은 또 “홍걸씨가 5년 이상 다니고 있는 미국의 USC대학은 이 집에서 한시간 이상 걸리는데도 수입도 없는 유학생 신분으로 호화주택에서 사는 데 필요한 돈을 어떻게 조달하고 있는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의원은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에 호텔을 갖고 있고 무기중개상을 하는 조씨가 평소 대통령 아들을 돌보아주고 있다고 자랑하고 다닌 사실을 교민들로부터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이의원은 특히 조씨가 99년 김대통령의 일산자택을 50만달러에 구입한 것으로 발표됐으나 구입자금 반입경위가 불확실한 점도 의혹이라고 주장했다. 이의원은 또 “조씨가 무기중개상으로 돈을 벌었다는 소문이 있다”면서 조씨가 경영하는 비너스사와 국방부의 무기구매 명세를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이와 함께 한나라당은 “조씨가 대기업 회장부인이 1500억원을 들여 만든 골프장을 지난해 100억원대에 사들이는 등 각종 특혜를 받고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준영(朴晙瑩)대통령공보수석비서관은 “홍걸씨는 로스앤젤레스 토렌스지역의 방 3개짜리 집에서 살고 있으며 이 집은 은행에 저당을 잡히고 구입한 뒤 월세 1500달러씩 갚아나가는 주택”이라며 “시가는 정확히 모르나 20만달러 정도되며 구입시 4만∼5만달러를 먼저 지불했다”고 말했다. 박수석은 이어 “이 집은 조모씨의 저택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면서 “이의원의 허위사실 주장에 대해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정동영(鄭東泳)대변인도 성명을 통해 “이의원의 폭로는 한나라당과 이회창(李會昌)총재의 비호와 사주에 의한 것”이라며 “이총재는 즉각 흑색선전을 중단하겠다고 국민 앞에 약속하라”고 촉구했다.

<김차수기자>kim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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