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법 협상 막바지/선거구조정 '일희일비']

  • 입력 2000년 1월 28일 19시 01분


“김중권(金重權)전대통령비서실장은 울고 김광원(金光元·한나라당)의원은 웃었다.”

27일 선거구획정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경북 영양-봉화-울진과 청송-영덕 선거구가 울진-봉화와 영양-청송-영덕으로 재편되자 국회 안팎에서 나온 소리다.

김전실장과 김의원은 각각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영양-봉화-울진 지구당위원장. 김전실장은 울진-영덕과 영양-봉화-청송으로 나뉘기를 희망했었다. 이는 김전실장과 김의원 모두 울진 태생이지만 김전실장의 부친 고향이 영덕인데다 영덕에서 판사생활을 하는 등 지역연고가 깊기 때문. 반면 김의원은 영양-봉화-울진 가운데 영양을 떼어 가기를 희망했었다. 영양이 3개 지역 가운데 가장 인구가 적어 기반유지에 유리한데다 청송-영덕의 김찬우(金燦于·한나라당)의원과의 지역구 조정 문제도 해결되기 때문.

선거구획정위는 결과적으로 김의원의 손을 들어준 셈. 이같은 선거구획정이 여권의 ‘동진(東進)정책’ 대표인 김전실장의 정치적 향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박제균기자>phark@donga.com

충남 서천이 인구하한선 미달로 보령과 통합되면서 자민련 이긍규(李肯珪)원내총무와 ‘희망의 한국신당’ 김용환(金龍煥)대표의 전면전이 불가피해졌다.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와 결별한 김대표에 맞서 싸울 ‘전사(戰士)’가 이총무로 낙착된 셈. 서천은 인구 7만7000여명으로 지난번 선거법 협상에서 인구하한선이 7만5000명으로 결정되자 ‘긍규맨더링’이라는 소리까지 나왔던 곳.

이번 선거구획정위에서 서천이 인구가 적은 부여(9만5000여명) 대신 보령(12만여명)으로 통합된 것도 자민련 당내 경합을 피하기 위한 조치였다는 후문. 부여는 JP가 김학원(金學元)의원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곳으로 김의원은 획정위에 참여한 자민련측 대표.

이총무는 “보령은에도 종친회 회원들이 많이 있는데다 최근 자민련 지지가 급속히 올라가고 있다”며 장담하고 있고 김용환대표는 “서천과의 통합은 나로서도 기대했던 일이다. 서천에도 김용환 같은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여론이 많다”며 자신감을 표시하고 있다.

<이철희기자>klim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