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경찰청장 잇단 「동생 구설수」 곤혹

  • 입력 1999년 6월 25일 19시 14분


김광식(金光植) 경찰청장이 동생과 관련된 잇따른 구설수로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발단은 경찰 내부 감찰을 통해 비리혐의가 드러나 사표를 제출한 김영호(金永浩) 전서울은평경찰서장이 22일 “김청장의 동생 김남식(金南植·49)씨가 청소용역업체인 서울그린의 사장과 함께 찾아와 경찰서의 청소용역을 맡게 해달라고 압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김전서장은 또 경찰청장 부속실 직원으로부터 “청장 동생이 찾아갈테니 잘 해달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문제의 서울그린이 지난해말부터 경찰청과 서울경찰청을 비롯해 서울 시내 5개 경찰서에서 에어컨 환풍기 청소공사를 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2월5일 발표된 총경 승진예정자 명단이 경찰청의 한 사무실에서 서울그린 사무실에 팩스로 보내진 것으로 드러나며 의혹이 이어졌다.

이에 대해 당사자인 김남식씨는 “친구인 서울그린 사장의 부탁으로 은평서에 같이 간 것은 사실이지만 청소용역과 관련해 압력을 넣은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경찰도 “경찰청장 부속실에 근무하는 직원 중 평소 김씨를 잘 아는 직원이 은평서에 전화를 해준 것은 사실이나 단순한 소개전화였다”고 밝혔다.

공사입찰과 관련, 경찰은 내부 조사결과 경쟁입찰에서 서울그린이 가장 낮은 금액을 제시했기 때문에 공사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총경 인사예정자 문서가 경찰청 수사1계 사무실에 있는 팩스로 보내진 것은 사실이지만 이 팩스는 경찰청 6층에 있는 사무실들의 공용이기 때문에 발신자를 찾기 힘들며 이미 언론에 공식발표된 자료이기 때문에 굳이 문제삼기도 어렵다는 해명이다.

따라서 경찰은 경찰청장에게 보고하지 않고 은평경찰서에 전화를 한 청장부속실 직원에 대해서만 인사조치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경찰청장 동생 김씨는 현재 운수회사 상무로 있으며 96년 법인등록한 서울그린사장과는 친구 사이다.

한편 김기재(金杞載) 행정자치부장관은 24일 대통령 보고를 마친 후 “문제의 회사가 다른경쟁사보다 최저가를 제시했기 때문에 그렇게 한 것이라는 중간보고를 받았다”며 “보고대로라면 절차상 크게 하자가 없다”고 말했다.

〈이현두기자〉ru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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