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총무 『법안통과 저지실패』 辭意

  • 입력 1999년 1월 7일 19시 27분


5,6일 이틀 동안 여당의 단독 법안처리를 저지하지 못하면서 한나라당 박희태(朴熺太)원내총무는 안팎으로 시련을 겪고 있다.

당장 당내 일부 의원들이 법안통과 저지 실패에 따른 책임론을 제기했고 박총무는 6일 오후 이회창(李會昌)총재에게 “응분의 책임을 지겠다”며 사퇴의사를 밝혔다. 박총무는 이날 밤 기자들과 통음하는 자리에서도 “실력이 없으면 그만둬야 하는 것 아니냐”며 자책했다.

당내에서 대표적인 온건협상론자로 꼽히는 박총무는 ‘529호실 사건’이 벌어진 뒤 여야가 강경대치하면서 설 자리를 잃어갔다.

그는 이번 사태의 와중에도 여당측과 정치적 타결책을 모색하는 데 골몰했으나 당내 소장파로부터 “투쟁해야 할 시점에 무슨 협상이냐”는 비난을 감수해야 했다.

박총무는 7일 오전 국민회의 한화갑(韓和甲)총무에게 전화를 걸어 “당 지도부에 정식으로 사퇴의사를 밝혔다”고 통보하면서 “이제 그만하면 목적을 달성한 것 아니냐”며 조심스럽게 타협책을 모색하는 모습을 보였다.

물론 박총무는 여당의 단독법안처리에 대해서는 “여당이 날치기처리하는 방망이 소리를 들으니 민주주의의 장송곡을 듣는 것 같았다”며 여당을 강하게 비난했다.

그러면서도 “어디에나 강 온 양론이 있을 수밖에 없지만 우리 당의 스펙트럼은 너무 넓다”며 그동안 당력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쉽지 않았던데 대한 고충을 토로했다.

박총무는 “의원총회에서는 당장이라도 온 몸을 불사를 것처럼 말하면서도 막상 일이 벌어지면 앞으로 뛰어나오는 의원이 없어 애를 태웠다”며 당의 투쟁력 빈곤을 지적하기도 했다.

〈김정훈기자〉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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