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529사건 전말]한나라당,“정치사찰 분실”의혹 제기

  • 입력 1999년 1월 2일 20시 30분


국회 본관 529호사건은 지난해 12월30일 처음 시작됐다.

이날 본회의 직전에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이신범(李信範)의원이 “국회안에 안기부의 ‘정치사찰 분실’이 있다”고 주장하자 한나라당 의원들이 529호 앞으로 몰려가 내부 확인을 요구하며 농성을 시작했다. 여야는 수석부총무회담을 거쳐 이날 오후 국회 정보위원들이 함께 들어가 내부를 확인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529호 안에 있는 서류함 내용물 확인을 요구하며 밤샘농성을 계속했다. 한나라당의원들이 농성을 계속하자 박준규(朴浚圭)국회의장은 31일오전8시반에 정보위 간담회를 열어 사무실을 개방하겠다고 말했다.농성 이틀째인 31일 여야는 총무회담 등 수차례 접촉을 갖고 사무실 확인방안을 협의해 정보위원과 수석부총무 등 제한된 인원이 들어가 확인키로 잠정 합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여야가 서로 불신을 드러내면서 사무실 개방약속이 세차례나 연기됐다.

한나라당은 여당이 사무실을 열지 않기 위해 지연전술을 쓰고 있다고 판단하고 이날 밤 10시경 박의장에게 문을 열어주지 않으면 강제로 진입하겠다고 최후통첩했다.

한나라당은 이어 밤10시10분경 기자와 국회 경위들의 접근을 차단한 채 비빌번호식으로 돼 있는 자물쇠 옆 문기둥을 연장으로 강제로 뜯어냈다.

정보위소속 의원들은 서류함을 정보위 소회실로 옮겨 내용물을 확인하고 정치사찰과 관련이 있다고 판단되는 문서들을 복사하고 대외비와 사찰과 무관한 서류들은 정보위 관계자들에게 되돌려 줬다.

〈김차수기자〉kim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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