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신임」 이강래정무수석 입성…청와대, 묘한 긴장감

  • 입력 1998년 5월 19일 19시 47분


19일 임명장을 받고 청와대기자실에 들른 이강래(李康來)청와대정무수석의 취임 일성은 “비서관의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어진 말은 그의 역할이 통상의 비서관과는 다른 것임을 느끼게 했다.

“정계개편은 단순한 여소야대구도의 타파가 아니라 사회적 갈등구조를 담아낼 수 있어야 한다. 지방선거 후 상황에 따라 정계개편 프로그램이 마련될 것이다.”

이수석이 ‘입성’하면서 청와대 주변에 미묘한 긴장이 감돌고 있다. 이수석에 대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깊은 신임 때문이다.

대통령제 하에서 권력의 크기는 대통령과의 거리에 반비례하고 독대횟수에 비례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지금까지 청와대비서실의 ‘실세’는 김중권(金重權)비서실장과 박지원(朴智元)공보수석이었다. 특히 박수석의 경우 “김대통령의 심기를 헤아리는데 누구도 따를 수 없다”는 평이 나돌 정도였다.

따라서 박수석 못지않게 김대통령의 뜻을 한눈에 알 수 있는 이수석의 가세로 비서실의 무게중심이 이동할 가능성을 얘기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더욱이 이수석은 지난해 대선 때 국민회의 대선자문회의 의장이었던 김실장 밑에서 간사로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다.

이수석은 김실장과 마찬가지로 당내에 인맥이 많지 않고 김대통령과 단선으로 연결돼 있다는 점에서 향후 청와대와 당의 관계 또한 예전 같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현실정치 경험이 전무한 이수석이 합리적이고 치밀하지만 유연함은 아직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여권 일각에서는 김대통령의 인사운용 스타일을 들어 김대통령이 특정인에게 지나치게 힘을 실어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돌고 있다.

〈임채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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