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당바람 어디까지]野『수도권 추가이탈땐 巨野 끝장』

  • 입력 1998년 4월 28일 20시 15분


한나라당이 북상하는 ‘탈당 도미노’ 공포에 떨고 있다.

김종호(金宗鎬) 오장섭(吳長燮)의원의 탈당으로 충청권에서 일기 시작한 탈당바람이 28일에는 인천 경기까지 덮쳤다. 바로 전날 국회에서 ‘김대중(金大中)정권의 야당파괴 규탄대회’를 열었지만 결국 인천 경기지역 의원 5명이 탈당했다.

여기에다 탈당바람이 쉽게 멈출 것 같지 않다는 게 한나라당 위기의 본질이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이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에서 추가탈당을 유도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의 한 당직자는 “탈당태풍이 1번국도를 따라 빠르게 북상하고 있다”면서 “탈당도미노의 서울 진입 저지 여부가 과반수 의석 사수의 관건”이라고 걱정했다.

전용원(田瑢源)경기도지부장이 28일 수원에서 열린 경기지사후보 경선장에서 “집권여당의 협박 공갈을 견디지 못하고 동지들이 하나 둘씩 당을 떠나고 있다. 정치철새들을 반드시 응징하자”며 여당과 탈당자들을 싸잡아 규탄한 것도 위기감을 반영한 대목이다.

앞으로 한나라당에서 6명만 추가탈당하면 과반수 마지노선이 무너지게 된다. 여권의 ‘의원빼가기’ 저지를 위해 사력을 다해온 한나라당 지도부는 추가탈당자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힘이 실린 목소리는 아니다. 여권이 영입대상 의원들의 약점을 잡아 계속 흔들고 있다는 것을 당지도부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탈당에 따른 한나라당내 역학구도 변화가능성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이미 탈당한 7명을 계파별로 보면 이회창(李會昌)명예총재계가 오장섭 김인영(金仁泳), 이한동(李漢東)부총재계가 이성호(李聖浩) 이강희(李康熙), 김윤환(金潤煥)부총재계가 김종호 서정화(徐廷華), 김덕룡(金德龍)부총재계가 서한샘의원 등으로 뚜렷한 판도변화는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수도권에서 본격탈당이 이어지면 각 계파의 세력판도가 바뀌게 될 것으로 보인다. 탈당태풍이 서울까지 상륙할 경우 초 재선의원을 계보원으로 많이 거느린 이명예총재와 김덕룡부총재가 상대적으로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경기도의 맹주(盟主)를 자처하는 이한동부총재도 ‘탈당예비군’ 중 경기지역 의원이 많이 거론되고 있어 세력 약화의 가능성이 적지 않다. 반면 대구 경북(TK)을 지역기반으로 하고 있는 김윤환부총재는 다른 계파에 비해 걱정이 적은 편이다.

각 계파 수장들이 탈당 거명 의원들에 대한 설득에 온 힘을 쏟고 있는 것도 총재경선에 대비한 자파 단속인 셈이다.

〈김차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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