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風커넥션]안기부「정보망」치명타…공작원 4∼5명 노출

  • 입력 1998년 3월 18일 19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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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기부는 요즘 납덩이처럼 무거운 분위기에 빠져 있다.

북풍사건으로 자칫 조직 전체가 형해화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북풍사건을 조용히 그리고 조기에 매듭지으려던 당초 생각과 달리 관련 극비문건의 내용이 공개되면서 파문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극비문건 내용이 공개되면서 안기부는 대북첩보망의 와해를 가장 우려하고 있다.

문건에 등장한 ‘흑금성’등 4,5명의 공작원 신원이 북한측에 노출돼버려 더 이상 대북첩보수집활동이 불가능하게 됐다는 것이다. 일부 공작원은 이미 북한당국에 체포됐을지 모른다는 추정도 나오고 있다.

안기부의 한 관계자는 “공작원들이 설혹 북풍공작에 관여하는 등 잘못이 있더라도 국가차원에서 볼 때는 매우 귀중한 존재”라며 “대북첩보망을 복구하는데 10년이 더 걸릴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이런 가운데 안기부는 17일부터 문건 내용에 대한 사실 확인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를 맡은 감찰실은 언제 조사가 끝날지 기약이 없는 상태에서 전직원이 철야조사체제에 들어갔다고 한다.

현재 조사는 일단 문건작성에 관련된 모든 직원을 상대로 진행중이라는 전문. 이들을 상대로 정보보고 문건을 작성할 당시의 정황을 꼼꼼하게 조사함으로써 문건 하나하나의 신빙성을 따져보고 있다는 것.

지금까지의 조사결과 일부 내용은 북한의 역공작 흔적도 엿보인다는 것이 안기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편 안기부는 18일 국회 정보위에서 1,2차장의 소관업무를 서로 맞바꿔 1차장이 해외정보수집업무를, 2차장이 대공수사업무를 맡도록 직제를 일부 개편했다고 밝혔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그동안 강조해온 것처럼 해외정보수집기능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취지라고 안기부측은 설명했다.

이에 따라 신건(辛建)1차장은 2차장으로, 나종일(羅鍾一)2차장은 1차장으로 서로 자리를 바꾸게 된다.

또 안기부장 특보는 상시적으로 두지 않고 필요할 때마다 임명하는 식으로 운영할 방침이라고 안기부는 밝혔다.

국회 정보위는 이와 함께 안기부 직원을 감축하기 위한 안기부직원법 개정안을 심의,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김정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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