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초선들 또 이상기류…『실패한 협상』 맹비난

  • 입력 1998년 3월 15일 20시 23분


김종필(金鍾泌·JP)총리서리 문제 및 북풍(北風)정국의 와중에서 예상 외의 결속력을 보였던 한나라당 내부가 다시 삐걱거리고 있다.

직접적인 원인은 13일의 3당총무회담. 이 회담은 대외적으로는 ‘경색정국의 돌파구’로 평가됐으나 한나라당 초재선의원들 사이에서는 ‘실패한 협상’이라는 호된 비판을 받았다. 한마디로 이상득(李相得)총무가 당내부 의견조율도 없이 협상 타결을 위해 너무 많은 양보를 했다는 것이다.

이들이 문제삼는 포인트는 두가지다.

첫째는 여야가 JP 임명동의안 처리를 4월중순 이후 협의키로 합의한 점. JP문제는 정치적 협상 대상이 아닌데도 이총무가 그같이 합의해주는 바람에 위헌적 총리 서리 체제를 당분간 추인한 꼴이 됐다는 주장이다.

두번째는 인사청문회법안 처리를 ‘6월 지방선거 이후’로 합의한 것. 인사청문회법안은 3월국회에서 처리키로 여야가 이미 지난 2월에 합의했는데도 시한만 늘려줘 JP인준 문제에서의 중요한 지렛대 하나를 놓쳤다는 불만이다.

13일 회담 후 초재선 중심 부총무단에서도 “이총무가 여야 대타협이라는 모양을 만드는 데 지나치게 집착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런 점을 들어 초선 강경파 일부는 16일 열릴 의원총회에서 이총무의 책임론을 공식제기할 태세다. 이우재(李佑宰) 이신범(李信範) 김문수(金文洙)의원 등은 휴일인 15일 의원회관에서 모임을 갖고 책임론 제기 역할 분담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날 모임에서는 16일 의총에 앞서 의원그룹별 모임을 갖고 총무회담 결과를 평가하는 한편 이총무 경질에 대한 당내 의견을 수렴키로 결론을 내렸다. 김문수의원은 “비단 초재선그룹뿐만 아니라 김덕룡(金德龍)의원 같은 중진의원들도 협상이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일이 이렇게 돌아가자 조순(趙淳)총재와 이한동(李漢東)대표 서청원(徐淸源)사무총장 등 당 지도부도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다. 16일 의총에서 이총무 인책론이 나올 경우 당 지도부 책임론으로까지 확산될지 모르기 때문. 이에 따라 서총장과 이총무는 의총에 앞서 초재선의원들과 활발히 접촉해 자제를 당부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지도부의 설득이 어떤 효과를 얻을 수 있을 지는 불분명하다. 무엇보다 이번에는 내분이 시작될 경우 4월10일 전당대회를 앞둔 당권 다툼과 연결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발 더 나아가 현 지도부와 이회창(李會昌)명예총재―김윤환(金潤煥)고문 계열의 본격적 암투(暗鬪)가 시작됐다고 보는 시각도 없지 않다.

〈박제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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