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여론 우리편…서리체제 위헌성 부각 총력』

  • 입력 1998년 3월 4일 19시 46분


4일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는 한껏 고무된 분위기였다. 2일의 김종필(金鍾泌·JP)국무총리 임명동의안 표결때 보여준 단결력에 대해 스스로 놀라면서 “여론이 여권의 무리한 드라이브에 등을 돌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의원들은 대형TV까지 동원, 2일의 투표장면을 하나하나 분석하면서 여당측의 불법 투표저지를 규탄한 뒤 김총리서리 체제의 위헌 불법성을 고발하는데 당력을 집중키로 했다.

의총에서는 특히 JP 인준찬성의사를 밝혔던 현경대(玄敬大)의원이 총리서리 체제의 위헌적 요소를 지적, 눈길을 끌었다.

▼조순(趙淳)총재〓우리당은 엄청난 악조건 속에서도 일치단결해 권력의 오만을 좌절시키는데 성공을 거두고 있다. 총리 인준에 관한 표결투표를 조속히 완결토록 하고 부적절한 총리서리 체제를 가급적 빨리 끝내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이상득(李相得)원내총무〓2일 우리는 3김청산이라는 우리당의 정체성을 확립했다. 우리의 투표는 완전히 적법했다고 많은 언론과 법전문가들이 평가한다. 6일 임시국회가 열리면 국회의장과 협의해 일단 투표를 마무리하는 시한을 정하고 시한이 끝나면 개표에 들어갈 것이다.

▼김문수(金文洙)의원〓2일 자민련 이인구(李麟求)의원이 투표함 위에 올라타고 있었던 것은 보도사진전에 내놓을 만한 걸작품이다. 히틀러 치하에서도 이런 경우는 없었다. 국민회의 한영애(韓英愛)의원은 투표함 구멍을 손으로 막고 백지투표인지를 확인하면서 구멍을 열어주었다. 투표함 구멍에서 손을 떼게 하려니까 ‘성추행이다’고 소리쳤다.

▼현경대의원〓김대중(金大中)대통령을 민주주의를 위해 생명까지 건 분으로 평가해 왔다. 그러나 이제는 그분이 진정으로 민주주의 신념 때문에 투쟁한 것인지, 아니면 대통령이라는 자리를 위해 투쟁한 것인지 혼란스럽다. 헌법을 준수하겠다는 대통령 선서를 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헌법을 정면으로 유린하고 파괴하는 총리서리 체제를 출범시켰다. 헌법에는 ‘국무총리는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돼 있다. 국회의 동의를 받기 전까지는 정당한 총리서리로서의 국법행위를 할 수 없다는 뜻이다.

▼홍준표(洪準杓)의원〓여당측에서는 우리가 인준 반대당론을 강요했다고 하는데 그러면 그쪽은 찬성당론을 강요한 것 아닌가. 총리서리가 가능한 것은 헌법상 궐위시, 즉 사망했을 때다. 따라서 지금은 총리서리는 없고 총리지명자만 있을 수 있다. 여당은 서리 임명이 통치행위라고 주장하나 그 통치행위도 헌법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박제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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