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국회/각당 의총표정]한쪽은『自省』 한쪽은『自重』

  • 입력 1997년 12월 22일 20시 21분


임시국회가 열린 22일 한나라당 국민회의 자민련은 대선 이후 처음으로 의원총회를 열었다. 한나라당은 침통했고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도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이날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은 처음에는 『그동안 고생 많았다』 『수고했다』며 웃음 띤 얼굴로 서로 위로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시작됐다. 그러나 조순(趙淳)총재 이한동(李漢東)대표 등 고위당직자들이 「야당체질화」와 「뼈를 깎는 각오」를 강조하자 의원들은 점차 무거운 침묵과 허탈감속으로 빠져드는 모습이었다. 특히 이회창(李會昌)명예총재가 15분정도 늦게 회의장에 도착, 인사말을 시작하면서 회의장은 납덩이처럼 무거운 분위기로 가라앉는 듯했다. 이명예총재는 『여러분이 어려운 상황속에서 모든 노력을 다했지만 내가 미흡해 소기의 목적을 이루지 못해 송구스럽다』면서 『조순총재를 중심으로 굳게 뭉치자』고 말했다. 그는 또 『김대중(金大中)후보를 선택한 1천여만표는 「정권교체」를 바라는 표이지만 내가 얻은 1천만표는 「정치의 질적 변화」를 바라는 표』라며 『또 다시 국정경험이 없는 대통령에게 5년간 국정을 맡겨야 하는 만큼 국정경험이 있는 한나라당의 할 일이 많다』고 주장했다. 조총재도 신한국당과 민주당의 화학적 결합과 당 정비를 주장한 뒤 『나에게 모자람이 있어도 「총재」라는 직함을 존중한다는 의미에서 내 위신을 살려주고 힘을 보태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한동(李漢東)대표는 인사말에서 『국민의 냉엄한 심판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미래를 위해 지난날에 대한 자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이상득(李相得)신임원내총무 선출과정에서 홍준표(洪準杓)의원 등이 원내총무 직선을 주장, 내년 3월 전당대회까지 목요상(睦堯相)총무의 유임을 건의해 찬반론이 제기되면서 한때 의원총회장이 술렁이기도 했다. ○…이날 열린 국민회의 당무위원 지도위원 의원연석회의 및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합동의총은 경제난국을 감안한 「표정관리」에도 불구하고 흥겨움을 감추지 못했다. 국민회의 연석회의가 열린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을 가득 메운 의원, 당무위원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활짝 피었으며 서로 『고생많았다』며 악수를 나눴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당선자가 입장하자 모두 기립박수로 맞이했으며 김당선자가 인사말을 하기에 앞서 「15대」를 상징하는 15송이의 장미꽃을 증정하기도 했다. 김당선자는 경제난 타개를 위한 만반의 태세를 역설하면서 『말과 몸가짐에 조심하라』며 자중(自重)할 것을 특별히 당부했다. 박상천(朴相千)원내총무가 금융개혁법안과 금융실명제 대체법안을 만장일치로 처리할 방침이라고 설명했으며 참석자들은 『온몸을 던질 각오를 갖고 깨끗한 정치를 구현하고 검소하게 겸허하게 소임을 다할 것』 등을 결의했다. 결의문 낭독에 앞서 김충조(金忠兆)사무총장의 제안으로 선거운동기간에 숨진 최정식(崔正植) 김옥천(金玉川)전의원을 애도하는 묵념도 올렸다. 이어 국회본관에서 김당선자와 자민련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 및 박태준(朴泰俊)총재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합동의총에서 김당선자는 『일생을 고생한 나는 당선되고도 IMF문제로 고생을 하게 됐다』면서 『「허니문」은 내후년에 하더라도 지금은 난국을 극복하자』고 독려했다. 김종필명예총재도 『우리에게 한가지 금기사항이 있다. 목적을 이룰 때까지 사심(私心)을 가져서는 안된다』고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김재호·정용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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