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ＹＳ－ＤＪ 앞으로의 관계］「동지적 관계」복원 인상

영원한 숙적(宿敵)이자 동지였던 김영삼(金泳三)대통령과 김대중(金大中)대통령 당선자가 이제 한시적이나마 국정운영의 협조자 관계로 손을 잡았다. 김대통령과 김당선자는 20일 오찬회동에서 정권이양 전까지 수시로 만나 국정 전반에 걸쳐 의견을 나누기로 했다. 특히 두 사람은 성탄절 이후 부부동반으로 저녁식사를 함께 하기로 하는 등 급속하게 과거의 동지적 관계를 복원하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이날 회동결과를 놓고 볼 때 두 사람은 내년 2월25일 김당선자의 대통령 취임 때까지 여러차례 회동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 김당선자가 스스로 밝힌 것처럼 지금의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제적인 신임을 회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여기에는 현 정부와 새 정부간에 연속성있는 경제정책 시행이 필수적이다. 또 국내외적으로 깊은 불신을 받고 있는 현 정부로서도 잔여임기 동안 경제회생을 위해 새 정부와 협력하는 것은 신뢰회복을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기도 하다. 두 사람은 국정운영에 관한 협의와 별도로 그동안 불편했던 관계를 해소하는 문제도 상당히 의식하고 있는 것 같다. 특히 정권을 넘겨주는 입장인 김대통령이 김당선자를 대하는 태도는 지극히 이례적인 대목이 많다. 김대통령은 이날 회동에서 청와대 현관까지 직접 마중을 나왔고 회동 후에도 역시 현관까지 나와 김당선자를 배웅했다. 이에 앞서 김당선자의 대통령 당선이 확정된 19일에는 새벽3시라는 이른 시각에 직접 전화를 걸어 축하를 했다. 지난 1월 노동관계법사태 때만 해도 야권의 영수회담 제의를 일축하는 등 싸늘한 태도를 취했던 김대통령 입장에서 김당선자와의 관계회복은 더욱 절실한 일일 것이다. 〈김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