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까지도 부산 경남 지역에서는 「대세」가 잡히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극심한 경제 한파 때문이다.
부산에서는 5개 종합금융사 가운데 4개가 도산했다. 이들 종금사와 관련을 맺고 있는 1천여개의 중소기업도 연쇄부도의 위기에 몰려 있다. 이때문에 올 대선의 PK표심(票心)은 경제문제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이 지역에서는 한나라당에 대해 경제파탄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심리와 다수당이 집권해야 한다는 안정희구 심리가 엇갈리고 있다.
경제위기 뿐만이 아니다. 김영삼(金泳三)대통령에 대한 애증(愛憎)도 주요변수 중의 하나다. 많은 사람들은 『YS가 한없이 밉다. 하지만 다른 지역에서 YS를 욕하는 것도 듣기 싫다』고 말한다. 이런 심리는 「이회창(李會昌)〓반(反)YS」 「이인제(李仁濟)〓YS의 정치적 아들」이라는 이미지와 얽히면서 더욱 복잡한 정서를 만들어내고 있다. 지난 10월 이회창후보가 YS의 탈당을 요구했을 때는 「반 이회창」 정서가 형성됐었다. 그러나 이후보가 YS와의 차별화를 발판삼아 이인제후보를 누르고 지지율 2위로 올라서자 도리어 부산 경남 지지율도 급상승했다. 「DJ빼고 될만한 후보를 밀어주자」는 심리가 아니고는 설명하기 어렵다.
신상우(辛相佑) 박관용(朴寬用)의원 등 이 지역 선거관계자들은 대놓고 『이인제를 밀면 김대중이 된다』는 말을 하고 있다.
PK유권자는 올 대선에서 경제위기와 YS에 대한 애증, 그리고 「반(反)DJ정서」 등을 앞에 놓고 어느 선거때보다 많은 고민을 해야 할 것 같다.
〈부산〓박제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