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PK 「깨지는 소리」…「YS탈당」싸고 불화 가속

  • 입력 1997년 11월 5일 20시 14분


신한국당내 부산경남(PK)과 대구경북(TK)출신 의원간 불화(不和)의 골이 갈수록 깊어지는 분위기다. TK의 「대부(代父)」를 자임하는 김윤환(金潤煥)선대위원장을 주축으로 한 주류측, 특히 TK출신 의원들이 최근 김영삼(金泳三·YS)대통령에 대해 강도높게 비난하고 나서자 YS의 정치적 아성인 PK지역 의원들이 정면으로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특히 김위원장이 4일 대구에서 열린 필승결의대회에서 김대통령을 향해 『당을 떠나라』고 거세게 몰아붙인 것이 도화선이 됐다. 그러나 양 지역 출신 의원들의 갈등은 이미 이회창(李會昌)총재가 「10.22」 기자회견을 통해 김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하면서부터 본격화했다. 이총재의 회견에 대해 부정적인 PK 현지 여론을 감지한 부산출신의 김정수(金正秀) 박종웅(朴鍾雄) 김무성(金武星)의원 등은 즉각 당직을 사퇴하고 이총재에 반기(反旗)를 들었다. 뿐만 아니라 박관용(朴寬用) 권철현(權哲賢)의원 등 PK출신 중 이총재를 지지했던 사람들도 입장을 바꿨다. 부산출신의 한 재선의원은 『명예총재(김대통령)도 전당대회에서 전체 당원이 추대한 것 아니냐』며 『정략적인 목적으로 김대통령에 대한 흠집내기를 시도하는 것은 묵과할 수 없다』고 흥분했다. 박종웅 김무성의원은 5일 이한동(李漢東)대표를 찾아가 김윤환위원장과 강재섭(姜在涉)의원의 발언을 「폭언」으로 규정하고 『당의 단합이 중요한 시기에 인신공격성 발언을 하는 것은 당의 분열을 부추기는 것』이라며 김위원장과 강의원의 해명과 재발방지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TK출신 의원들은 현지의 「반YS」정서를 고려할 때 김대통령의 탈당을 거듭 촉구한 김위원장의 발언은 당연하다는 반응이다. 실제로 김위원장 등 TK출신 의원 10여명은 지난달말 서울 시내 한 음식점에 모여 『김대통령과의 차별화는 필요하며 이총재를 사수(死守)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YS의 신당지원설을 둘러싼 당내 주류측의 공세는 여권 강세지역인 영남권의 대분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게 당 안팎의 지배적 시각이다. 〈정연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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