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총재 주장 4대의혹 점검]DJ와 묵계說

  • 입력 1997년 10월 26일 19시 37분


김대통령이 국민회의측의 협박을 받고 검찰의 비자금 수사연기를 지시했고 배석자없이 진행된 「양김(兩金)」의 24일 청와대회동에서 「사후보장」 등 밀약이 이루어졌다는 게 이총재진영이 제기하는 의혹설의 골자다. 이총재측은 회동의 투명성을 위해 배석자를 두겠다는 당초 발표와 달리 양김이 1시간 가량 배석자없이 회동한 데다 회동에서 김대통령이 『누가 돼야한다거나 누구는 돼서 안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 않다』고 「DJ불가론」을 배제하자 밀약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공교롭게 이총재가 김대통령의 탈당요구를 한 바로 다음날 김대통령이 단독회동을 수용하고 첫 대상으로 김총재를 지목한 것도 음모의 냄새를 짙게 풍긴다는 것. 이총재진영은 김대통령이 「사후보장」과 「김현철(金賢哲)씨 사면」을 조건으로 「DJ집권 묵인」을 약속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문제는 청와대와 김총재가 입을 맞춘 듯 부인하고 있다. 『DJ측이 「엄삼탁(嚴三鐸·92년 대선당시 안기부 기조실장)파일」을 갖고 김대통령을 협박했다』는 이총재측 일부의 주장에 대해 국민회의는 『김대통령의 성격을 아는데 그런 일을 생각할 수 있겠느냐』며 당치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회동후 김대통령이 수석비서관회의에서까지 「사후보장」이란 표현에 불쾌감을 표명한 것도 그런 성격의 밀약이 없었다는 단적인 예라고 청와대관계자들은 주장하고 있다. 다만 청와대의 일부 관계자들은 김대통령이 비자금사건을 계기로 후보들과의 「등거리 유지」에 더욱 기울고 있다는 점은 인정한다. 그러나 이는 이총재로는 정권재창출이 어렵다는 판단을 전제로 「정치판에 인위적으로 개입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갖게 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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