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 주류-비주류 「폭로전」맞불

  • 입력 1997년 10월 25일 21시 30분


신한국당의 내분이 주류 비주류간에 상대방의 약점을 들춰내는 폭로전으로 비화하면서 양 진영의 대결은 물론 이회창(李會昌)총재와 청와대측간의 대결양상도 갈수록 격화하고 있다.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당총재비서실장을 지낸 비주류의 박범진(朴範珍)의원은 2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자청, 『이총재의 지지율이 하락하던 8월말 고위당직자회의에서 김대중(金大中)국민회의총재의 약점을 조사하자는 의견이 개진돼 특수팀이 구성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박의원은 『국민회의가 이총재의 아들 정연(正淵)씨가 근무 중이던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정연씨의 체중이 68㎏으로 기록돼 있는 신상기록카드를 제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는 정보에 따라 당직자회의에서 자료유출을 막기로 하고 압력을 가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박의원은 이어 『대법관 감사원장을 지낸 사람이 정적을 공격하기 위해 실정법까지 위반하면서 자료를 수집했다는 점에서 이총재는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주류측의 윤원중(尹源重)총재비서실부실장은 『당직자회의에서 김대중총재의 약점을 수집해야 한다는 논의는 여러 차례 했으나 이총재가 지시한 적은 없다』고 반박했다. 윤부실장은 또 『국민회의측이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자료를 요청한 사실을 알고 당 소속의원을 통해 국민회의측을 설득하고 연구원에도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고 지적해준 적은 있으나 이총재가 지시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윤부실장은 또 『박의원도 당직자회의에서 그런 논의에 동조해 놓고 이제와서 다른 주장을 하는 것은 도의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박의원의 행동은 조직적인 음모에 의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청와대를 겨냥했다. 이와 관련, 이사철(李思哲)대변인은 성명에서 『최근 청와대가 우리 당 의원들에게 당의 단합과 결속을 저해하는 전화를 하고 있다』며 『청와대는 그런 행동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이총재측은 이인제(李仁濟)전경기지사가 대선출마를 위해 조성해 놓은 비자금의 내용을 확보, 적절한 시기에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영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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