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李대표 전격회동]『분당파국 일단 막자』

  • 입력 1997년 10월 24일 07시 49분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은 심각한 상황에 직면한 신한국당의 내분사태 속에서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기보다는 일단 당이 깨지는 파국적인 상황만은 막자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하고 그 주역을 이한동(李漢東)대표에게 맡긴 것으로 보인다. 김대통령이 자신의 당적이탈을 촉구한 이총재의 「10.22」 회견 다음날인 23일 이대표를 청와대로 불러 단독회동을 가진 것은 향후 당운영과 관련, 이대표를 대리인으로 삼겠다는 뜻을 가시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대표는 이날 회동 후 김대통령과의 대화내용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대표는 최근 당내 상황에 대해 처음으로 비교적 분명한 입장을 밝혀 김대통령과 모종의 교감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이대표는 이날 서울 염곡동 자택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도(正道)」와 「당의 화합과 결속」을 거듭 강조했다. 비주류측이 주장하는 후보교체론을 일축하면서 주류측의 지지결의대회 움직임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현재로서는 주류와 비주류간 대결을 격화시킬 뿐인 후보교체론이나 지지결의대회는 일단 접어두고 당의 화합과 결속을 이루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대표의 이날 발언이 김대통령과의 교감을 거쳐 나온 것이라면 김대통령의 향후 정국운영구상을 가늠해볼 수도 있을 것 같다. 김대통령은 신한국당의 안정을 이룬 뒤 명예퇴진을 의도하고 있거나 아니면 앞으로 자신의 주도로 당을 이끌어가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이대표는 24일 당직자회의에서 강한 어조로 당의 화합과 결속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회동 후 이대표의 후속 행보가 당안팎의 관심을 끌고 있다. 〈임채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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