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개혁 물꼬 트이나?]李총재 『지정기탁금제 폐지』

  • 입력 1997년 10월 23일 20시 04분


신한국당 이회창(李會昌)총재가 22일 기자회견을 통해 「여권의 기득권 포기」와 「지정기탁금제 폐지」를 선언함으로써 그동안 제자리걸음을 하던 여야 정치개혁협상의 물꼬가 트였다. 김중위(金重緯)정치개혁특위위원장과 3당총무들은 23일 오후 협상을 재개하고 최대쟁점이었던 지정기탁금제를 폐지키로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완전합의는 하지 못했다. 신한국당측이 지정기탁금제를 폐지하는 대신 정당 및 의원후원회의 후원금 상한액을 없애자는 새로운 제안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신한국당측은 또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2,3일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지정기탁금제를 완전 폐지하거나 「정치발전기금」으로 전환, 국고보조금 배분방식에 따라 나누자』고 주장하고 있다. 국민회의 박상천(朴相千)총무는 23일 청와대 영수회동을 논의하기 위해 당사에 들른 조홍래(趙洪來)대통령정무수석에게 『자기당 총재가 지정기탁금제를 폐지하겠다고 했는데도 신한국당 협상대표들이 말을 듣지 않는다』고 불평했다. 또 야당이 주장하고 있는 △선거일 1개월전부터 당원 연수 및 교육 금지 △정당활동비용 총액 제한 △노조의 정치자금 기탁 및 정치활동 허용 등도 미타결쟁점 중의 하나다. 야당은 조직 및 자금의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정당활동을 빙자한 불법선거운동을 원천봉쇄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신한국당측은 여전히 「현상유지」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러나 이총재가 여당프리미엄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한 이상 신한국당측도 전향적인 자세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회창 선언」의 후속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내부조율을 할 며칠간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윤영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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