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DJ-오익제친밀」발언 정회소동…「색깔론」육탄공방

  • 입력 1997년 10월 17일 20시 11분


17일 법무부에 대한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신한국당 정형근(鄭亨根)의원은 『안기부 수사결과 밀입북한 전 천도교 교령 오익제(吳益濟)씨와 김대중(金大中)국민회의총재가 친밀한 관계였다』는 주장을 펴면서 여야 의원간에 색깔론 공방이 벌어졌다. 이에 맞서 국민회의 의원들은 『북한에 가있는 오씨를 직접 조사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그런 주장을 하는 것은 김총재를 음해하려는 것』이라고 거세게 반발, 한차례 정회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또 정의원은 이같은 안기부 수사결과내용을 입수한 경위에 대해 『안기부의 모 인사로부터 제보받은 것』이라고 밝혔고 국민회의 의원들은 『안기부가 의도적으로 안기부 간부 출신인 정의원에게 수사기밀을 흘린 것』이라며 수사기밀유출의혹을 제기했다. 정의원은 먼저 『안기부가 오씨의 행적을 수사한 결과 김총재는 이미 87년경부터 오씨와 아는 사이였고 89년 4월경부터 서울 여의도 63빌딩 등지에서 저녁시간에 여러 차례 단둘이서 만나는 등 가까운 사이였다』고 주장했다. 정의원은 또 오씨가 95년 8월 김총재의 비서출신인 윤철상(尹鐵相)의원에게 5백만원을, 96년 2월 이경배 사무차장에게 2백만원을,그리고96년3월에는 국민회의 중앙당 2차후원금으로 1천만원을 낸 적도 있다고 주장했다. 정의원은 이어 오씨가 96년 2월 모 부동산중개업자에게 『국민회의에서 국회의원 공천을 받으려 하는데 경기 화성군의 임야 3천평을 빨리 팔아 달라』고 부탁했었고 같은해 4월 총선후에는 『전국구공천을 받기위해 국민회의에 2억원을 줬다』고 말한 사실도 있다고 주장했다. 정의원이 이같은 주장을 펴는 도중 국민회의 조찬형(趙찬형)의원은 정의원의 자리로 달려가 『그만 해』라며 마이크를 빼앗는 등 육탄으로 저지했고 조홍규(趙洪奎)의원은 『여기가 안기부 수사결과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장이냐』라며 거세게 항의했다. 이어 박상천(朴相千)의원은 『오씨를 우리 당에 입당시키고 고문에 임명한 것은 평통 상임위원으로서 청와대에서 대통령도 만나고 화랑무공훈장까지 받았던 경력 때문이었다』며 『「큐마크」(우수품질기호)가 찍힌 사람을 쓴 게 잘못이 아니라 「큐마크」를 잘못 찍은 사람이 문제』라고 반박했다. 박의원은 이어 『만약 김총재와 오씨가 단독으로 만났다면 정의원이 어떻게 그런 사실을 알 수 있느냐』며 『정의원 주장은 완전히 조작된 것』이라고 역공을 취했다. 안기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정의원의 주장에 대해 『논평할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김정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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